해남군 마산면 영암호에 자리한 철새 도래지인 일명 ‘뜬섬’<사진> 개발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사업비 227여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12월 착공해 오는 2013년 완공목표로 ‘영산강 3-1지구 마산 3공구 농지개발사업’에 나섰다.

농어촌공사는 193ha 규모의 뜬섬에 영농 편의를 위한 교량시설을 비롯해 영암호 수질개선을 위한 수초 저류지 조성과 용·배수로 정비를 실시해 현재 불법으로 경작되고 있는 농지 153ha를 108ha로 개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에서는 뜬섬을 생태보존지역으로 남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는 “뜬섬은 중요한 논 습지의 보고(寶庫)로 보존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곳”이라며 “개발논리보다는 뜬섬의 생태계를 보존하는 것이 오히려 뜬섬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농어촌공사의 농지개발 사업이 끝나면 뜬섬을 주민들에게 장기임대 또는 매각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도 사업 준공 후에는 ‘매립지 매각관리처분계획’에 따라 임대 또는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어 공사기간 동안 환경단체와의 마찰이 예상된다.

이에 지난달 김영록 국회의원의 주관으로 마산면사무소에서 주민들과 환경단체, 농어촌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가졌지만 서로의 입장차가 커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지역 환경단체 변남주씨는 “뜬섬을 보존하자는 것은 철새 몇 마리를 보호하자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환경을 만들어 농민들도 더불어 잘살아 보자는 뜻이 담겨져 있다”며 “뜬섬을 ‘람사르 논 습지 1호’로 만들면 지역의 농산물에 대한 친환경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이 자연히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환경단체와 주민의 입장을 고려해 친환경적인 공사가 되도록 하겠다”며 “준공후에도 뜬섬이 ‘생태농업지구’로 지정될 수 있도록 농림수산식품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뜬섬은 당초 썰물때에만 드러나는 섬이었으나 지난 1993년 영암방조제 공사후 농사가 가능한 섬으로 변해 일부 해남, 영암 주민들이 1998년부터 불법으로 개발해 농지로 사용하고 있으며 가창오리 등 많은 철새들이 찾고 있다.

/서부취재본부=박희석기자 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