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준공무원 예우를 받고 있는 이장이 농·어촌 지역에서 인기 직종으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폭력(살인)사건으로 번지는 등 후유증이 속출하고 있어 정부차원에서 현실적인 이장운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흥군의 경우 현재 284개 마을에 283명의 이장이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점차 장기 근속이장이 늘어나고 추세다. 그래서 이장은 ‘한번 맡으면 ‘영원한 이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장흥읍 연산리 마을 W모(64)씨는 무려 29년 동안 이장직을 수행하고 있고, 장동면 배산리 마을 J모(68)씨역시 26년을 이장직을 맡고 있는 등 장흥지역에서만 10년 이상 장기근속 이장만도 20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은 과거 1990년대 관선 이전때 지방 행정문화가 변화되면서 이장 역할이 주민 개개인의 대여 민원처리(세금징수, 가족관계발급)가 줄어드는 반면 수당, 건강보험 혜택 등 각종 처우가 개선되면서 한번 임명되면 놓지 않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과거처럼 추대로 임명되는 사례는 찾아 볼 수 없고 대부분 선거를 통해 선출되고 있는 실정으로 이 같은 분위기는 면 단위 보다 비농업인 많은 도시형 읍소재지 지역에서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이장선출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완도군 금일면에서는 이장선거 문제로 말다툼을 하던 40대가 흉기를 휘둘러 같은 마을주민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기 근속 이장이 늘어남에 따라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해 행정기관에 전달하고 마을발전을 이끌어야 하는 이장 업무수행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는 주민들의 평가이다.

주민 김모(60)씨는 “과거보다 사사로운 일이 적어지는 반면 지난 1995년 지자제와 농·수·축협장 등 각종 선거가 많아지면서 여론형성을 주도하는 마을이장의 영향력으로 인한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마을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유명무실’하거나 심지어 정치적인 성향으로 치우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장의 임명절차는 해당 지자체의 조례에 의해 마을개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읍·면장이 임명하고 있다.

/중부취재본부=김용기기자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