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지리산종주에 나섰던 80년대 중반 대학시절, 배낭 위에 묵직하게 얹혀진 텐트는 ‘애물단지’이자 ‘괴로움’ 그 자체였다. 바리바리 꾸린 배낭무게마저 힘겨운 터라 동행한 친구들과 번갈아가며 짊어지곤 했다. 당시 여러 개의 알루미늄 파이프 뼈대를 끼워 맞춰야 했던 텐트는 정확한 무게를 알 수 없지만 무지막지하게 무거웠던 기억이다. 그러나 힘겨운 산행길에 ‘무게’를 더했던 텐트는 어렵게 도착한 야영장에서는 안락한 잠자리로 변신했다. 늦은 식사 후 바라보는 밤하늘엔 깨알 같은 별들이 텐트 위로 쏟아졌다.

이제 자동차가 2.91명당 한 대꼴로 보급될 정도로 시대가, 문화가 변했다. 지리산 능선길을 걸으며 절대 야영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자연속에서 밤을 지새는 야영의 묘미를 맛보고 싶다면? 답은 ‘오토캠핑’(auto camping) 이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오토캠핑은 자동차(auto)와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캠핑(camping)이 결합된 외래어이다.

집 떠나 잠자고 밥해 먹을 수 있는 도구를 생각해 보라. 가장 기본적인 것은 텐트. 여행하는 숫자에 따라 다소 여유있는 편이 짐 정리하는데 좋다. 타프(tarpau=그늘막), 침낭·매트리스 등 침구류, 버너·코펠 등 취사도구, 기타 야전삽, 랜턴 등 챙겨야 할 것은 많다. 캠핑장이 산속이나 오지에 위치한 경우가 많으므로 진통제, 소화제 등 상비약은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당장 텐트가 없더라도 전남 각 지역의 유명 해수욕장에서 몽골텐트를 임대할 수 있고 지리산 국립공원에서는 소·중형 텐트를 대여해 준다. 해남 땅끝에서는 군이 직접 캠핑카(10대)를 운영한다.

◇어디가 좋을까?= 전남 지역에는 해남 땅끝을 비롯해 장성, 순천, 장흥, 곡성 등 10여개소에 오토캠핑장이 마련돼 있다. 오토캠핑장은 주차장, 식수대와 샤워장, 화장실 등을 갖추고 있다. 입장료와 주차료, 야영장, 오토캠핑장 이용료는 유료이다. 널찍한 야영장중에서도 취사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에 가까우면서 숙면을 방해하는 차량소음과 불빛이 적은 곳이 ‘명당’이다.

◇오토캠핑 카페 = 오토캠핑에 관한 다양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와 카페가 개설돼 있다. 오토캠핑(autocamping.co.kr)을 비롯해 캠프랜드(cafe.daum.net/camperland),

캠핑코리아(cafe.daum.net/campingkorea),

캠핑퍼스트(cafe.naver.com/campingfirst), 캠핑&바베큐(cafe.naver.com/campingnbbq) 등에서 동호인들의 장비 사용후기와 캠핑명소 추천, 캠핑요리, 여행후기 등 알찬 캠핑정보를 얻을 수 있다.

/송기동기자 so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