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주도는 눈이 부실 정도의 봄햇살과 유채꽃, 개나리가 만발한 춘삼월이다. 제주도의 3월은 한반도에서 봄이 가장 먼저 찾아온 곳인 셈이다. 경제불황 속 제주도의 봄을 만나기 위해 최저가인 8만8천원(2박 3일·목포항 출발 기준)짜리 여행 상품을 이용해 제주도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다.
목포항에서 141.6㎞ 떨어져 있는 제주도는 여객선으로 4시간여 떨어져 있는 섬이다. 한국 최남단에 있는 도로서, 8개의 유인도와 55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졌다. 특히 4면의 청정한 바다 위에 우뚝 솟은 한라산은 1천800여 종의 식물과 수천 마리의 야생노루가 서식하는 동식물의 보고다. 또 한·일,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여러 차례의 정상회담의 단골 개최지이자 새로운 국제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말(馬)과 돌담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명물 중 하나다. 전남 농촌지역 들판에서 소(牛)를 흔히 볼 수 있듯이 제주도에서는 말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다소 과장된 표현으로 농촌과 들판에는 말밖에 없다고 할 정도다.
또 제주도 특유의 완만한 돌담은 그네들만의 특유한 정서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집과 마을 곳곳에 쌓여 있는 돌담을 따라 발길을 재촉하다 보면 풀을 뜯어먹고 있는 말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목포항에서 4시간 가량 배를 타고 내린 제주항에서 다시 전세 버스를 타고 30분여간을 이동해 도착한 곳은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해 있는 제주아트랜드. 지난 1일 개관한 아트랜드는 개인 미술관 중 국내 최대 규모인 우산미술관과 수백년 된 분재작품들이 전시돼 있는 분재공원, 조각 공원 등이 모여있는 문화예술 공간이다.
특히 우산미술관에는 추사 김정희, 소치 허련의 8폭 병풍을 비롯해 박정희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걸렸다는 오승우·박광진의 ‘공작도’, 이필언의 ‘농악’, 진원장의 ‘강강수월래’ 등 500여점의 대형 작품이 전시돼 있다. 분재공원에도 950년 된 주목(朱木)과 700년 된 향나무 등 300여점이 마련돼 있어 관람객들을 문화의 향수에 빠져들게 한다.
이어서 찾아간 제주시 조천읍 ‘선녀와 나무꾼’ 테마공원은 지난 1950∼80년대의 우리나라 풍물을 실제크기로 재현해 각각의 테마별로 엮어 놓은 곳이다. 6만6천㎡의 크기에 옛 추억이 고스란히 재현해 놓았다.
지난 2005년 제주도는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됐다. 이 제주도에 자리한 국제평화센터는 세계평화의 섬 이미지 구현 역할을 해내고 있다. 지난 2006년 9월 개관한 제주국제평화센터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다양한 전시물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평화에 대한 상식을 담아갈 수 있는 체험학습 공간이 되기도 한다. 특히 지난 1991년 한·소 정상회담 이후 제주도에서 계속된 전·현직 세계 정상들과 노벨평화상 수상자, 평화와 인류애를 실천하는 사람 등을 선정해 실제 인물과 똑같이 만든 밀랍인형 또한 특별한 볼거리이다.
제주도가 자랑하는 천혜의 자연 또한 국내외에서 많은 사람을 끌어 모으는 데 한몫하고 있다. 그 중 영화 ‘단적비연수’,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올인’ 등을 촬영해 유명해진 섭지코지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섭지코지는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에 있는 기생화산으로 신양해수욕장에서 2㎞에 걸쳐 바다를 향해 길게 뻗어있다. 마치 외국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깨끗한 바닷물과 고즈넉한 풍경을 자랑하는 섭지코지는 가족과 연인과 함께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기엔 최고의 장소로 손꼽힌다.
비싼 숙박비와 교통비가 걱정되는 제주도지만 최근 여행사 간의 경쟁으로 패키지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는 제주도. 비싼 달러를 써가며 외국으로 여행가는 것보다 훨씬 많은 감동과 재미를 찾아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엔 충분하다. 문의 (주)조이트래블. 062-234-3222.
/글·사진=강필상기자 kp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