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실패연구소 ‘실패에서 배우는 법’
2025년 03월 28일(금) 00:00 가가
실패 빼앗는 사회-안혜정 외 2인 지음
일본 기업 혼다는 한 해 동안 가장 크게 실패한 연구원에게 ‘올해의 실패왕’을 수여하며 상금 1000만원을 지급한다. 미국의 엑스 디벨롭먼트는 실패한 프로젝트의 팀 구성원에게 책임을 묻는 대신 보너스와 다음 프로젝트를 구상할 휴가를 준다. 핀란드 게임회사 슈퍼셀은 직원들이 프로젝트에서 실패했을 때 실패에서 배운 게 있으니 축하하자며 샴페인 파티를 연다고 한다. 성공에 대한 집착이 남다른 대한민국에서는 상상하기 쉽지 않은 ‘실패’에 대한 관점이다.
국내에서도 ‘실패’에 대한 색다른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곳이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카이스트 ‘실패학연구소’다. “완전히 새로운 것, 이 세상에 없는 것을 향한 도전에는 필연적으로 실패와 위험이 따른다. 실패를 단순한 패배로 간주하지 않고 교훈을 주는 성공으로 재해석해 실패에서 배우는 문화를 뿌리내리겠다”는 각오로 문을 열었다. 더불어 5126번의 실패 끝에 현재 진공청소기의 핵심 기술을 개발한 다이슨처럼 ‘과정적 실패’를 거쳐 의미있는 결과에 이른 사례를 기록하는 것도 목표다.
실패학연구소 안혜정·조성호·이광형이 쓴 ‘실패 빼앗는 사회’는 카이스트 실패연구소가 그동안 카이스트 학생들 뿐 아니라 학교 안팎에서 세대와 분야를 넘나들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 ‘실패에서 배우는 법’을 고민한 내용을 담았다. 책은 연구소가 진행한 다양한 프로젝트와 실험, 해외 사례, 연구 결과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실패는 성공했다는 알리바이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이야기 아닐까요?” 처음 연구소가 실패 공유 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한 학부생이 던진 질문이다. 생각해보면 맞는 말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실패를 접한다. 어쩌면 이 때 실패는 성공담을 더욱 더 극적으로 만드는 장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학생들은 실패 사례를 언급했을 때 혹시 자신이 ‘실패한 사람’으로 보이고,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할까봐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프로젝트는 특정 주제에 대한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매개로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을 이끌어 내는 ‘포토보이스’다. 실험에 참가한 30명은 직접 사진을 찍고, 실패의 경험을 나누며 실패를 ‘재인식’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실패하지 않고도 실패감을 느끼는 이유를 알게되고, 현재의 실패보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두려움을 만들며, 실패의 순간 동료의 존재는 어떻게 심리 자산이 되는지 등을 배운다. 더불어 실패를 관찰하는 경험을 통해 학생들은 실패란 시간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고 이해되는 경험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책은 “안전하게 설계된 환경에서 비슷한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과 실패를 나누는 경험’이 실패의 인식전환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위즈덤하우스·1만85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실패학연구소 안혜정·조성호·이광형이 쓴 ‘실패 빼앗는 사회’는 카이스트 실패연구소가 그동안 카이스트 학생들 뿐 아니라 학교 안팎에서 세대와 분야를 넘나들며 여러 사람들을 만나 ‘실패에서 배우는 법’을 고민한 내용을 담았다. 책은 연구소가 진행한 다양한 프로젝트와 실험, 해외 사례, 연구 결과 등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책은 “안전하게 설계된 환경에서 비슷한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과 실패를 나누는 경험’이 실패의 인식전환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위즈덤하우스·1만85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