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 비좁은 청사 빈 공간 활용 놓고 공무원노조와 마찰
2025년 04월 02일(수) 19:52
노조, 임시 이전한 1층 교통민원실에 휴게실 설치는 ‘예산낭비’
인구 3배 이상 증가 행정 수요 감안해 ‘제2청사 건립’ 목소리도
광주시 광산구가 일부 부서를 외부로 임시 이전하고 해당 공간에 휴게실 설치를 추진하자 구 공무원노조가 ‘휴게실 설치는 예산 낭비’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광산구 청사의 비좁은 공간으로 인한 갈등이 끊이지 않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제2청사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광산구는 2일 구 청사 1층에 있는 교통민원실을 인근에 있는 KT빌딩으로 임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전 이후 교통민원실이 있던 자리에는 직원들과 시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휴게 공간을 새로 마련하는 등 비좁은 1층 현관의 특성을 감안해 공간 배치를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광산구 공무원노조는 “안 그래도 청사가 비좁하 직원들의 근무여건이 열악한데도, 빈 공간에 휴게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직원들이 쾌적하고 여유 있는 공간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는데도 근무환경 개선은커녕 휴게 공간을 조성해 직원들 의견을 무시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또 교통민원실 이전은 당초 의회가 예산 낭비라는 이유로 예산안을 부결했는데, 노조가 나서서 사무 공간이 부족한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해 통과시킨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당초 예산안을 통과시킨 목적 자체가 직원 사무공간 개선이었다는 것이다.

구와 노조 간 입장이 갈리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한 요구도 대두되고 있다.

노후하고 비좁은 청사를 벗어나 신청사를 짓지 않는 한 사무 공간 부족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광산구 청사는 지난 1988년 인구가 12만 5000여명일 당시 행정 수요를 감안해 지은 청사로, 현재 인구가 42만명까지 3배 이상 늘었음을 감안하면 공간도 비좁고 민원 수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 광산구 관계자 설명이다.

특히 광산구민의 65%인 26만여명이 수완·첨단·신가·신창지구에 거주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의 각종 불편을 충족할 수 있는 제2청사 건립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광산구 주민인 A(65)씨는 “구청이 멀리 떨어져 있어 불편하고 매번 방문할 때면 주차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난 구청장 선거에서 특정 후보가 제2청사 건립을 공약으로 제시하기도 했을 만큼 지역민들에게는 신청사 건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정부 규정에 기초자치단체 청사 면적 기준이 인구 50만명 이하의 경우 1만 4061㎡로 제한하고 있어 신축은 어려움이 있다”며 “이전되는 교통민원실 공간에 대해서는 열린청사 TF팀을 구성해 활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사전에 나눴는데, 노조와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최승렬 기자 sr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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