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계엄까지…광주 경제 심각한 타격
2025년 04월 02일(수) 20:40
소비심리 위축…영세 자영업자 줄폐업·실업자 양산 ‘악순환’
전문가들 “골든타임에 긴급수혈 없으면 후유증 장기화 우려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지역 경제가 장기 경기침체 국면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영세 자영업자들의 줄폐업과 실업자 양산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골든타임에 긴급수혈이 이뤄지지 않으면 광주경제에 후유증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광주시는 최근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인한 지역의 경제적 손실에 대한 6가지 항목의 경제 지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2일 밝혔다.

조사항목(부문)은 생산·소비(대형소매점) ·물가·고용·수출입·소상공인과 전통시장 경기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올 2월 현재 상황이다.

가장 최악은 고용이다. 지난 2월 광주지역 자영업자는 14만 3000명으로는 지난해 2월 자영업자에 비해 7.6% 감소했다.

자영업자들이 경기 침체를 이겨내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대출연장 등을 통해 ‘빚으로 돌려막기’하며 버텨온 영세 자영업자들이 한계상황에서 계엄의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지난 2월 광주지역 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60만 6000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0.3% 줄었다.

같은 기간 광주지역 취업자는 64만 4000명으로 전년동월에 비해 1.8% 감소했고, 고용률은 598%로 전년동월보다 1.0%p 줄었다.

실업자는 2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 5.5% 늘었고, 지난 2월 광주지역 실업률도 3.4%로 전년 같은달에 비해 0.2%p증가했다.

지역민들의 소비 시장에도 한파가 미쳤다.

지난 2월 광주지역 대형소매점 판매액은 1298억원으로 지난해 2월 대비 16.4% 줄었다. 광주지역 백화점 판매액과 대형마트 판매액은 각각 768억원과 530억원이 지난해 2월에 비해 감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계엄 이후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자 소비가 얼어붙었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한다.

광주지역 소비자 물가는 지난 2월기준 기타 상품 서비스(4.5%), 음식·숙박(3.1%), 교육(2.7%) 등이 오르면서 평균 2.1% 상승했다.

지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도 2.5%상승했다.

계엄 이후 광주지역 경제와 민생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으로 한국의 실질 GDP는 최소 6조 원 넘게 줄어든 것으로 한국은행은 추산하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광주지역 전반적인 산업생산은 월별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생 살리기에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주섭 광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경제는 심리고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안정성이 확보되지만, 비상계엄 이후 혼돈으로 지역민들이 소비감축을 하고 있다”면서 “결국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광주는 타격이 심할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오 사무처장은 “헌법재판소의 4일 윤석열 대통령의 빠른 파면 결정이후 여야 정치권이 민생 살리기 위한 추경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면서 “고사 직전에 수혈을 해야 효과가 있지만 지역경제가 이미 죽어 있는 상황에서 바로 효과를 보기는 힘들지라도, 최소한 자영업자들에게 숨통은 틔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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