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핫플] 일억송이 백일홍…가을을 그대 품안에
2025년 10월 29일(수) 19:25
[경북 청송 ‘산소카페 청송정원’]
태풍 ‘콩레이’ 피해 입은 파천면 신기리
제방 높이고 성토 작업해 대규모 구릉지 조성
민·관 합심 14만8천㎡에 사계절 정원 꾸며
매년 9~10월 10만여명 방문 ‘힐링 명소’ 각광
다음달 2일까지 ‘청송사과축제’…맛·멋 시너지

전국 최대 규모의 백일홍 화원 ‘산소카페 청송정원’. <청송군 제공>

10월말 가을의 중턱, 청송군 파천면 일대가 화려함으로 붉게 물들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백일홍 화원 ‘산소카페 청송정원’이 장관을 이루며, 가을의 절정 속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이곳은 단순한 정원을 넘어 청송군의 상징이자, 군민과 행정이 함께 만들어낸 ‘재생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산소카페 청송정원

청송군 파천면 신기리에 자리한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상주~영덕고속도로 청송 나들목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나고, 약14만8천㎡(4만5천평)의 광활한 면적을 자랑한다.

청송정원은 지금 백일홍 세상이다. 붉은색과 노란색, 연분홍색, 베이지색 등 다채로운 색감의 백일홍이 정원을 뒤덮으며 마치 꽃의 바다 속에 들어온 듯한 풍경을 연출한다.

백일홍 꽃길 곳곳에는 사진 촬영 포인트가 마련돼 있어 가족과 연인, 관광객들이 ‘인생샷’을 남기기에 적합하다. 방문객들은 꽃향기를 맡으며 가을 정취를 즐기고, 벌들은 겨울 양식을 위해 꿀을 채취하는 풍경도 함께 관찰할 수 있다.

청송정원은 넉넉한 주차공간과 편의점,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누구나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다.

청송군은 주민과 함께 정원을 손수 가꾸며, 매년 백일홍 단지를 정성껏 관리한다. 이로써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군민과 관광객 모두가 즐기는 힐링 명소로 자리잡았다.

붉은색과 노란색, 연분홍색, 베이지색 등 다채로운 색감의 백일홍이 정원을 뒤덮으며 마치 꽃의 바다 속에 들어온 듯한 풍경을 연출한다.
◆주민이 일궈낸 전국 최대 백일홍 정원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2021년 시범단지 개장을 거쳐 2022년 정식 문을 열었다. 청송군은 ‘깨끗한 공기와 천혜의 자연’을 콘셉트로 지역 브랜드 ‘산소카페 청송군’을 홍보하기 위해 이 사업을 추진했다.

개장 이후 매년 군민과 마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꽃씨를 뿌리고 잡초를 뽑으며 함께 가꿔왔다. 그 결과, 매년 9월부터 10월까지 약 두 달간 10만 명 이상이 찾는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성장했다.

특히 올해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만 5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며 주차장이 만원을 이뤘다. 청송군은 임시주차장을 확보하고 안내요원을 배치하는 등 교통대책을 마련했지만, 인파를 감당하기 벅찼다는 후문이다.

◆태풍 피해지에서 ‘재생의 상징’으로

이 정원이 들어선 자리는 과거 태풍 ‘콩레이’(2018년)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었다. 청송군은 용전천 제방을 높이고 성토 작업을 하면서 생긴 대규모 구릉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심했다.

단순히 방치한다면 잡초만 무성한 땅이 될 곳이었다. 하지만 군은 발상의 전환을 택했다. 봄에는 청보리, 여름에는 양귀비, 가을에는 백일홍 1억 송이가 피어나는 ‘사계절 정원’으로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이후 청송군은 주민설명회와 공청회를 거쳐 지역농민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고, 공무원과 마을주민이 함께 땀을 흘리며 꽃밭을 일궜다.

청송군 관계자는 “태풍으로 망가진 땅이 이렇게 전국적인 관광지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며 “행정과 주민이 함께 만든 청송의 기적”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대표 사과’인 청송사과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입장료 지역화폐 전환으로 지역경제 선순환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청송군은 내년부터 입장료를 ‘청송사랑화폐’로 교환·징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추가로 돈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 화폐로 바꿔줘 이 화폐로 음식점과 카페, 숙박업소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하게 한다는 것이다. 지역 소비를 유도해 지역 경제의 선순환을 꾀하려는 지자체의 의지가 돋보인다.

청송읍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정원 손님이 많아지면서 점심시간엔 줄을 서기도 한다”며 “입장료를 지역화폐로 돌려준다면 더 많은 소비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청송군은 정원 내 산책로 확충, 주차장 증설, 야간조명 설치 등 인프라 개선 사업도 함께 추진 중이다. 특히 내년에는 백일홍 외에도 수국과 라벤더를 추가 식재해 사계절 내내 꽃이 피는 정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다시 찾고 싶은 청송으로”

‘산소카페 청송정원’은 언론에서도 잇따라 주목받고 있다. 방송사와 각종 라디오 프로그램의 촬영지로 등장하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드론 촬영으로 본 백일홍 군락지는 마치 붉은 파도처럼 굽이치며, SNS에서는 “한국의 프로방스 같다”, “가을 감성 여행지 1순위”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산불과 태풍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군민들에게는 다시 일어설 용기와 희망을, 관광객들에게는 자연 속에서의 평안을 선물하고 싶다”며 “산소카페 청송정원이 청송의 또 다른 상징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통 다듬이로 방망이질을 해 사과잼을 만드는 ‘꿀잼 사과 난타’ 프로그램.
◆꽃도 보고 축제도 즐기고

‘대한민국 대표 사과’의 고장, 산소카페 청송군이 가을의 정취 속에서 전국민이 함께 즐기는 사과축제를 마련했다.

청송군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5일간 청송읍 월막리 용전천(현비암 앞)에서 ‘제19회 청송사과축제’를 연다. 올해 축제 주제는 ‘청송~ 다시 푸르게, 다시 붉게’로, 지난 3월 발생한 산불 피해를 딛고 자연과 사람 모두가 다시 회복하기를 바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청송사과는 1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전국 1위 명품사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축제는 청송사과의 진면목을 한눈에 보여주는 다양한 전시와 체험, 요리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청송사과를 활용한 가공품·디저트·요리 8종이 시식·판매되며, 690㎡(210평) 규모의 사과홍보관에서는 역대 사과왕 화판, 황금진·사과왕 입상작을 전시한다. 또한 스마트 재배시설을 설치해 청송의 선진 사과 재배기술과 청정 자연환경을 함께 소개한다.

청송사과축제의 상징 프로그램인 ‘청송사과 꽃줄엮기 경연대회’는 올해 전국대회로 확대돼 관심을 모은다. 특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이 신설되며, 향후 지역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 참가자들은 사과꽃을 엮어 예술적 완성도를 겨루며, 청송의 전통과 농민의 손끝 정성을 한껏 드러낼 예정이다.

올해 축제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축제로 열린다. 비대면 프로그램 수요를 반영해 온라인 축제(29일~다음 달 2일)가 포털사이트 다음(daum)을 통해 진행된다. 대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게임 4종(청송마블한바퀴·사과축제 소문내기·꿀잼-사과난타·도전-사과선별 로또)이 선보이며, 청송사과축제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정보도 제공된다.

축제기간 매일 저녁 6시에는 인기 가수들이 참여하는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개막 첫날에는 이찬원과 마이진, 황윤성이 청송문화제 축하무대를 장식하고, 30일에는 남진, 린, 환희, 손태진이 출연하는 ‘헬로콘서트 좋은날’ 녹화공연이 열린다. 이어 31일에는 김희재, 진해성, 다음 달 1일에는 장민호, 박지현, 김다현 등이 출연하며 축제의 열기를 더한다. 마지막 날에는 김용빈, 전유진, 요요미가 함께하는 ‘청송군민 노래자랑’이 대미를 장식한다.

축제기간에는 제28회 청송문화제와 시니어 한마당, 건강체조 경연대회, 청송골든벨, 청송사과 퍼레이드 등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특히 청송고·진보고 학생들이 참여하는 제4회 청송황금사과배 전국고교장사씨름대회와 원산지 표시 위반자 의금부 압송 시연 같은 특별행사도 준비돼 지역적 색채를 한층 더했다.

윤경희 청송군수는 “올해 축제는 온라인 프로그램 확대와 가족 중심 콘텐츠 강화, 편의시설 개선 등으로 더욱 쾌적한 축제를 만들었다”며 “청송사과축제가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방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지방신문협회 매일신문 전종훈 기자 appl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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