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카톡 공화국’… 카카오 ‘먹통’ 이용자 ‘분통’
2022년 10월 16일(일) 19:20 가가
경기도 성남시 데이터센터 화재 … 카카오·다음 서비스 중단 사태
하루 넘게 일상 소통뿐 아니라 업무·교통·금융 등 생활 전반 ‘스톱’
광주·전남 시민 큰 피해 … 완전 복구까지 불편 당분간 지속될 듯
하루 넘게 일상 소통뿐 아니라 업무·교통·금융 등 생활 전반 ‘스톱’
광주·전남 시민 큰 피해 … 완전 복구까지 불편 당분간 지속될 듯
카카오 등의 데이터 관리 시설이 입주한 SK 판교캠퍼스 화재 여파로 카카오의 서비스가 장애를 일으킨 16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후문에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공유자전거들이 멈춰 세워져 있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주말 동안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다음 기반 서비스 등이 먹통이 되면서 광주·전남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충장축제가 진행중인 광주 도심에서는 축제 호황을 준비했던 자영업자와 택시·대리기사가 카카오 플랫폼 마비로 영업에 타격을 입었고, 카카오톡이 안되는 걸 모르고 있던 시민들은 뒤늦게 문자나 통화로 연락을 시도하기도 했다. 사고 발생 24시간이 넘었지만 완전 복구되지 못하면서 이미지·동영상 파일 전송, 카카오T 택시 호출, 다음 메일 서비스 등은 여전히 불가능해 이용자들의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20분께 경기도 성남시 SK C&C 데이터센터(IDC)에서 불이 났다. 데이터센터는 인터넷 서버·네트워크 장비 등을 저장·관리하는 시설로, 카카오·다음을 비롯해 네이버와 SK그룹 관계사의 서버 장비가 설치돼 있었다.
이번 화재의 직격탄을 맞은 업체는 카카오·다음으로 업체가 제공하는 거의 모든 서비스가 중단됐다. 카카오톡은 메시지 수·발신부터 PC버전 로그인, 보이스톡·페이스톡, 프로필 편집 등 전반적인 기능이 모두 마비됐다. 카카오맵 내비게이션과 카카오 연동 게임, 웹툰, 택시, 대리운전 등 기능이 모두 먹통이 됐으며 다음 포털 또한 로그인부터 뉴스·카페·블로그(티스토리) 등 서비스가 중지됐다.
광주·전남에서도 일상 소통뿐 아니라 업무·교통·금융 등 생활 전반이 멈춰서면서 지역민들의 불평 목소리가 높았다. ‘카톡 공화국’을 실감했다는 것이 지역민들 얘기다.
대학생 김지수(23·광산구 신창동)씨는 “15일에 대학 실습을 마치고 뒷풀이를 하기로 했는데 단체대화방이 마비되는 바람에 10여명 인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거느라 진땀을 뺐다”며 “같은 날 국가고시 원서 접수도 했는데 접수 결과를 알려주는 카톡 알림 메시지가 오지를 않아 접수가 제대로 된 건지 하루 종일 불안하기도 했다”고 불평을 쏟아냈다.
카카오페이 등 송금·결제 기능이 마비돼 곤혹을 겪은 이들도 많았다.
지난 15일 광주시 동구에서 열린 충장축제를 찾은 송우석(27·광산구 선암동)씨는 “축제 중 카드 결제가 안 되는 부스를 들렀는데, 계좌이체를 하려고 했으나 송금이 되지 않아 당황했다”며 “급하게 근처 ATM 기기를 찾아 현금을 뽑아오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광주시 동구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최수진(여·47) 씨는 손님이 카카오톡 선물로 받은 ‘기프티콘’(모바일 쿠폰)을 사용하려 했지만, 쿠폰자체가 확인이 안되는 난감한 일을 겪었다.
최씨는 “여러 손님들이 카카오톡 ‘선물함’이 켜지지 않는다며 한참 휴대전화를 조작하다 결국 포기하고 카페를 나갔다”며 “원치 않게 손님들에게 불편함을 준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카카오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던 사람들은 갑작스런 앱 오류로 급히 차를 세우기도 했다.
김민상(29·서구 금호동)씨는 “카카오맵 내비게이션을 켜 놓고 미용실을 가고 있었는데 도로 한복판에서 갑자기 내비게이션이 꺼지고는 실행이 안 됐다”며 “급하게 차를 갓길에 세우고 다른 내비게이션 앱을 설치해 한숨을 돌렸다”고 하소연했다.
‘카카오T’ 앱을 이용하던 시민들도 밤새 콜택시, 대리운전을 구하지 못해 발이 묶였다.
상무지구에서 택시를 구하던 최도원(28·북구 각화동)씨는 “거리에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택시 전쟁’이 벌어지는 바람에 광주시청까지 30분 넘게 걸어가서야 겨우 택시를 잡을 수 있었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평소 카카오T 호출 서비스를 이용해 손님을 잡던 택시 기사들은 최근 드물어진 ‘순환·배회식’ 영업을 하느라 발길이 바빠졌다.
광주에서 25년동안 택시기사 일을 해 온 조동용(58)씨는 “최근 수년간 앱으로 ‘콜’을 받는 영업이 습관처럼 굳어졌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당황했다”며 “밤새 충장로, 상무지구 등 할 것 없이 택시를 잡으려는 승객들이 줄지어 서 있었는데 승객들만큼 기사들도 ‘패닉’이었다”고 말했다.
김종용 전국대리기사협회장도 “카카오대리 플랫폼을 이용하는 기사들이 전국 2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수요가 타 플랫폼 앱으로 급격히 몰리면서 혼선을 빚었다”며 “특히 카카오 전속 대리기사는 통째로 하루를 공쳤다”고 전했다.
반면 카카오톡과 다음메일이 일시정지 되면서 업무에서 해방돼 오히려 좋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연희(여·31·남구 봉선동)씨는 “주말에도 카톡으로 업무관련 내용을 수없이 받아 왔는데 주말 내내 휴대전화가 울리지 않아 오랜만에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평소에 우리가 카카오톡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생활을 해 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16일 오전 8시께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 송·수신, 다음 뉴스, 다음 카페,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카카오T 등 일부 서비스가 복구됐다고 발표했지만, 이날 오후 7시께까지 카카오톡 이미지·동영상 파일 전송, 카카오T 택시 호출, 다음 메일 서비스 등은 재개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주말 발생한 카카오와 네이버 서비스 장애와 관련, “책임 있고 신속한 서비스 복구를 하도록 정부 부처도 노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정확한 원인 파악은 물론, 트윈 데이터센터 설치(이원화) 등을 포함한 사고 예방 방안과 사고 발생 시 보고·조치 제도 마련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민현기 기자 hyunki@kwangju.co.kr
특히 충장축제가 진행중인 광주 도심에서는 축제 호황을 준비했던 자영업자와 택시·대리기사가 카카오 플랫폼 마비로 영업에 타격을 입었고, 카카오톡이 안되는 걸 모르고 있던 시민들은 뒤늦게 문자나 통화로 연락을 시도하기도 했다. 사고 발생 24시간이 넘었지만 완전 복구되지 못하면서 이미지·동영상 파일 전송, 카카오T 택시 호출, 다음 메일 서비스 등은 여전히 불가능해 이용자들의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화재의 직격탄을 맞은 업체는 카카오·다음으로 업체가 제공하는 거의 모든 서비스가 중단됐다. 카카오톡은 메시지 수·발신부터 PC버전 로그인, 보이스톡·페이스톡, 프로필 편집 등 전반적인 기능이 모두 마비됐다. 카카오맵 내비게이션과 카카오 연동 게임, 웹툰, 택시, 대리운전 등 기능이 모두 먹통이 됐으며 다음 포털 또한 로그인부터 뉴스·카페·블로그(티스토리) 등 서비스가 중지됐다.
카카오페이 등 송금·결제 기능이 마비돼 곤혹을 겪은 이들도 많았다.
지난 15일 광주시 동구에서 열린 충장축제를 찾은 송우석(27·광산구 선암동)씨는 “축제 중 카드 결제가 안 되는 부스를 들렀는데, 계좌이체를 하려고 했으나 송금이 되지 않아 당황했다”며 “급하게 근처 ATM 기기를 찾아 현금을 뽑아오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광주시 동구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최수진(여·47) 씨는 손님이 카카오톡 선물로 받은 ‘기프티콘’(모바일 쿠폰)을 사용하려 했지만, 쿠폰자체가 확인이 안되는 난감한 일을 겪었다.
최씨는 “여러 손님들이 카카오톡 ‘선물함’이 켜지지 않는다며 한참 휴대전화를 조작하다 결국 포기하고 카페를 나갔다”며 “원치 않게 손님들에게 불편함을 준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카카오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던 사람들은 갑작스런 앱 오류로 급히 차를 세우기도 했다.
김민상(29·서구 금호동)씨는 “카카오맵 내비게이션을 켜 놓고 미용실을 가고 있었는데 도로 한복판에서 갑자기 내비게이션이 꺼지고는 실행이 안 됐다”며 “급하게 차를 갓길에 세우고 다른 내비게이션 앱을 설치해 한숨을 돌렸다”고 하소연했다.
‘카카오T’ 앱을 이용하던 시민들도 밤새 콜택시, 대리운전을 구하지 못해 발이 묶였다.
상무지구에서 택시를 구하던 최도원(28·북구 각화동)씨는 “거리에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택시 전쟁’이 벌어지는 바람에 광주시청까지 30분 넘게 걸어가서야 겨우 택시를 잡을 수 있었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평소 카카오T 호출 서비스를 이용해 손님을 잡던 택시 기사들은 최근 드물어진 ‘순환·배회식’ 영업을 하느라 발길이 바빠졌다.
광주에서 25년동안 택시기사 일을 해 온 조동용(58)씨는 “최근 수년간 앱으로 ‘콜’을 받는 영업이 습관처럼 굳어졌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당황했다”며 “밤새 충장로, 상무지구 등 할 것 없이 택시를 잡으려는 승객들이 줄지어 서 있었는데 승객들만큼 기사들도 ‘패닉’이었다”고 말했다.
김종용 전국대리기사협회장도 “카카오대리 플랫폼을 이용하는 기사들이 전국 2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수요가 타 플랫폼 앱으로 급격히 몰리면서 혼선을 빚었다”며 “특히 카카오 전속 대리기사는 통째로 하루를 공쳤다”고 전했다.
반면 카카오톡과 다음메일이 일시정지 되면서 업무에서 해방돼 오히려 좋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연희(여·31·남구 봉선동)씨는 “주말에도 카톡으로 업무관련 내용을 수없이 받아 왔는데 주말 내내 휴대전화가 울리지 않아 오랜만에 해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평소에 우리가 카카오톡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생활을 해 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16일 오전 8시께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 송·수신, 다음 뉴스, 다음 카페,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카카오T 등 일부 서비스가 복구됐다고 발표했지만, 이날 오후 7시께까지 카카오톡 이미지·동영상 파일 전송, 카카오T 택시 호출, 다음 메일 서비스 등은 재개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주말 발생한 카카오와 네이버 서비스 장애와 관련, “책임 있고 신속한 서비스 복구를 하도록 정부 부처도 노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아울러 “정확한 원인 파악은 물론, 트윈 데이터센터 설치(이원화) 등을 포함한 사고 예방 방안과 사고 발생 시 보고·조치 제도 마련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민현기 기자 hyunki@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