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 공연예술무용과 전임교원 채용비리 의혹을 내사 중이던 경찰이 해당 학과 학과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7일 조선대 무용과 학과장 A교수 등 2명을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올 초 진행된 ‘2022학년도 1학기 조선대 강의전담 교원’ 선발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복수의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 등을 거쳐 이들을 입건하고, 정식 수사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민단체인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지난달 21일 조선대 총장과 교무처장, 무용과 학과장 등 모두 3명을 채용 관련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해달라고 경찰에 의뢰했다.

채용 공고문에 따르면 2단계 평가 절차인 ‘공개강의’는 미리 공지한 주제(한국무용 기본 동작을 활용한 창작무용)로 20분 내외의 강의와 10분 내외의 질의응답으로 실시한다고 공지됐으나, 학교 측은 심사 당일 30분 전 질의응답이 없는 30분 강의로 변경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단체는 무용과 학과장의 경우 채용 전형 중 하나인 ‘공개 강의 및 학부 면접’ 심사장으로 향하는 특정 심사위원에게 “첫 번째(특정 응시자)라고 언급하는 모습이 학교 구성원에게 목격됐다”며 “특정인 밀어주기 의혹이 짙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조선대 교원채용 과정에서 비리가 개입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5월부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무용과 학과장이 교원 채용을 앞두고 지원자에게 ‘3억원의 발전기금을 요구했다’는 참고인 진술을 확보하고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발전기금을 요구받은 지원자는 채용에서 최종 탈락했으며, 합격한 교수는 조선대 임용 전 다른 대학에서 입시생 등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입시 비리 의혹)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한편 광주시민단체인 ‘참여자치 21’은 이와 관련해 11일 성명을 내고 “두 명의 무용과 교수를 지금 당장 업무에서 배제하라”고 촉구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