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대학원생 박소정(28·사진)씨가 동아국악콩쿠르 작곡부문에서 최고상인 금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씨는 최근 서울교육대 음악관에서 열린 제37회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작곡부문에서 ‘무무’(霧舞·안개의 춤) 작품으로 금상을 차지했다.

거문고와 타악 2개 악기로 연주하는 작품 ‘무무’는 윤동주의 시 ‘산골 물’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그런 듯이 냇가에 앉았으니 / 사랑과 일을 거리에 맡기고 / 가만히 가만히 / 바다로 가자, / 바다로 가자.’는 시구처럼 산골짜기 샘물이 강을 타고 바다에 닿은 뒤 다시 물안개로 피어오르는 스토리를 녹여냈다.

박씨는 “일제강점기에 억압받던 윤 시인의 시대적 고민과 개인적 심상을 ‘물의 흐름’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고난을 이기고 자유로 나아간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현대 음악과 전통 국악을 한 곡에 담고자 한 점 등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예컨대 ‘물안개’를 표현하는 곡 시작과 끝 부분은 음(音)만 제시돼 있고 리듬은 제시돼있지 않아요. 연주자들이 호흡하면서 자유롭게 만들어내도록 구성했죠.”

박씨는 함께 음악을 하는 친구가 독주회에서 쓸 수 있도록 이번 곡을 썼다고 돌아봤다. 해당 친구가 연주 활동을 잠시 중단하면서 곡도 무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박씨의 정성은 콩쿠르 심사위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고등학생 때부터 10년째 작곡을 해 온 박씨는 현재 전남대에서 국악작곡 박사과정(지도교수 윤혜진)을 밟고 있다. 그는 같은 콩쿠르에 2차례 도전한 적 있으나, 두번 모두 아쉽게 4위를 기록해 입상의 기쁨을 누리진 못했다.

박씨는 “오는 10월까지 작곡발표회, 위촉작품 전달 등이 예정돼 있어 기뻐할 틈도 없다. 눈 앞에 목표가 있으면 거기에 최선을 다하곤 한다”며 “이번 콩쿠르를 발판삼아 하나씩 꾸준히 목표를 달성하면서 훌륭한 작곡가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남대 국악학과는 지난해 한국국민악회 작곡콩쿨 대상, 지난 2015년 제34회 대한민국 작곡상(실내악 부문 우수상), 2014년 신악회 작곡 콩쿨 금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국악인 양성에 앞서고 있다.

동아국악콩쿠르는 1985년 국악계의 젊은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창설된 대회로 지금까지 1170여명의 입상자를 배출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