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역사인 5·18과 광주 명소를 함께 소개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광주의 배우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습니다.”(이승학)

광주관광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오월의 버스’는 특별한 버스다.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를 방문하며 연극과 영상을 즐기는 참여형 관광 콘텐츠로 이 버스에는 연극배우 두명이 타 승객들을 1980년 5월로 안내한다.

주인공은 극단 진달래피네 소속 배우인 이승학(29)씨와 이동인(29)씨다. 두 사람은 영상과 음악, 현장형 연극을 함께 선보이며 5·18 사적지에 담긴 기쁨과 슬픔을 전한다.

투어는 K가 80년 5월의 광주 시민들을 만나는 이야기로 진행된다. 승학씨는 대학가요제 슈퍼스타를 꿈꾸는 K를 연기한다. 노래 하나는 기가 막히게 할 자신이 있다는 그는 야학에 들어가 광주의 오월을 함께했던 인연들을 만난다.

동인씨는 낮에는 광천공단의 노동자로, 밤에는 들불야학의 학강(학생)으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광주 청년 D로 변신한다. 그는 5·18 당시 시민들의 처참한 희생을 목격하며 민주시민으로 거듭나 그날의 참상을 증언한다.

호남대 미디어영상공연학과 재학 시절부터 다양한 공연에 참여해온 두 사람은 광주의 가장 큰 역사적인 사건인 5·18을 테마로 한 공연형 시티투어버스를 운영한다는 소식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동인씨는 “광주 5·18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와 다른 지역에서 오신 분들의 반응이 좋다”며 “특히 가족단위로 많이 버스에 탑승하시는데, 5·18이라는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집중도도 높다”고 말했다. 이어 “승객분들 모두 대체적으로 ‘감동적이다’, ‘과거사를 다시 상기시켜줘서 고맙다’고 하신다. 이런 점에서 뿌듯하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승학씨.

승학씨는 “평소 광주시민들이 타지에서 오시는 손님을 모시고 광주를 여행하는 경우 어디를 방문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시는 경우가 많다”며 “그럴 때 ‘오월의 버스’를 탑승한다면 광주의 역사도 소개하고 광주의 명소도 알리는 최고의 선택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오월의 버스’ 체험을 추천한다”며 “‘오월의 버스’를 타고 교과서에서만 접했던 오월의 역사를 체험하면서 광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광주관광재단이 지난 1일부터 매주 주말마다 2회씩 운행중인 ‘오월의 버스’는 두 시간 코스로 오는 30일까지 운행된다. 코스는 들불야학이 태동했던 광천시민아파트에서 시작해 부상당한 시민들이 끌려와 치료 및 취조를 받았던 옛 국군광주병원, 5·18 유가족들의 공간인 오월어머니집, 민주화운동의 격전지인 5·18 민주광장 등이다. 양림동 오월어머니집, 5·18 민주화 운동기록관 등을 탐방한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