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이란 이유로 음악을 배울 기회를 박탈당하면 안 됩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청소년 누구나 악기를 배울 수 있고, 꿈을 키울 수 있는 열린 오케스트라를 만들겠습니다.”

지난 23일 곡성 군립 ‘꿈놀자 청소년 오케스트라’(이하 오케스트라)가 출범했다. 곡성지역 학생 100여명이 참여하고, 관·현악을 아울러 전문 강사, 지휘자까지 갖췄으면서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다.

곡성군, 곡성교육지원청, 지역 학교 등이 참여했으며, 곡성군 미래교육재단이 운영·지원을 맡는다. 유근기 곡성군수가 단장을 맡고, 석곡중 유성우 교장이 총감독을, 곡성중 안미라 교장이 음악감독을 담당했다.

유성우(53) 총감독은 “지금도 방과후 등 악기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있지만, 중·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과정에서 흐름이 끊기곤 했다”며 “비싼 사교육비 없이 누구나 쉽게 악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오케스트라를 만들게 됐다”고 소개했다.

유 감독은 단원 구성부터 오케스트라 연주회까지 전체적인 업무를 관장한다. 첼로를 전공했으며 곡성고에서 교감으로 근무한 경력도 있어 지역 내 음악 자원 현황, 학생 수준 등을 잘 알고 있다.

“곡성중에서는 풀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고, 석곡중에서 관악 오케스트라를, 옥과중에서 현악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지요. 그간 지역의 한계 때문에 발휘되지 못했던 음악적 재질을 이번 기회에 키워주고 싶습니다.”

오케스트라는 지난해부터 곡성군과 교육지원청에서 함께 기획했다. 주민들이 교육을 이유로 타 도시로 이사하는 곡성군의 현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교육 생태계를 조성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단원으로는 곡성 석곡중·곡성중·옥과중 3개 중학교 학생들 115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방과후 과정에서 오케스트라를 운영 중인 석곡중·곡성중 2개 학교 단원들이 포함된 숫자로, 신청서를 받아 인원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내년부터는 초등학생, 고등학생도 입단할 수 있도록 확장할 예정이다.

오케스트라는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레슨, 공연 등 모든 과정은 무료로 진행된다. 개인 악기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 군·학교에서 지원한다. 학교 비품으로 보유한 악기를 빌려주고, 집에 가져가 연습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홀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성장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교육 기회뿐 아니라 악기구입·레슨비 등 경제적인 문제도 크지요. 그래서 누구나 현악기든 관악기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오케스트라는 오는 12월 창단 연주회를 여는 것을 가장 가까운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8월 3~7일 집중캠프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단원들은 광주시향 단원 등 17명의 강사로부터 무료 레슨을 받을 예정이다.

“학생들이 음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어가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선생님이 피곤하더라도, 학생들이 많이 얻어가면 잘 된 교육이라 생각해요. 오케스트라에 참여하는 모두가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