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으로서 대구에 달려온 건 당연한 선택이었습니다. 매일 몸은 지치고 피곤하지만,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환자들과 의료인들을 보고 있자면 꼭 이길 수 있다는 강한 의지가 생겨납니다.”

지난달 28일 대구로 달려간 서정성(49·아이안과 원장) 광주 남구의사회장 등 ‘달빛의료지원단’의 첫 일성이다.

서 회장은 광주시의사회가 대구에 파견한 달빛의료지원단장을 맡고 있으며, 대구에서 2주일째 ‘코로나19’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조선대병원 외래간호팀 정정기·김성연 간호사가 든든한 지원군으로 합류했다. 정 간호사와 김 간호사는 조선대 하이브리드혈관센터와 외래검사실에서 각각 근무중이다. 이들은 조선대병원 베테랑 간호사들로 꼽히고 있고, 스스로 자원해 대구로 달려갔다.

서 회장과 함께 동행했던 정만석 사회복지사도 계명대 대구 동산병원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서 회장과 두 간호사는 코로나19 전담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오전에는 유증상자들의 검체를 채취하고, 오후에는 코로나19 확진자 병동에서 입원 환자들을 회진하고 있다.

이들은 입원환자들의 상태를 파악해 주치의와 소통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진료하고 있다. 회진 이후에는 의료진 미팅을 한 뒤 다시 환자 상태를 파악하면 금세 늦은 저녁이 된다. 아침과 점심은 도시락으로 때우고, 저녁에야 인근 식당에서 차분한 식사를 하며 잠시의 여유를 찾기도 한다.

대구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광주 의사’ 서 회장은 “2주일째 대구에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대구와 경북지역은 여전히 의료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의료인의 한사람으로서 이 상황을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지원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가장 안타까운 것은 대다수 입원 환자들이 경증 환자이기는 하지만,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호소하는 등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면서 안심시켜주는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진료활동 중 가장 힘든 점에 대해서는 “방호복을 철저하게 입어야 하기 때문에 숨쉬기가 힘들고, 땀이 많이 나서 저녁에는 탈진 상태가 된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와 싸워 이겨야 한다는 게 모든 의료진들의 의지인 만큼 별로 힘들지는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의료진들은 매일 마스크와 고글을 쓰면서 얼굴에 상처가 생겨나 밴드를 붙이고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코로나19 극복 이후에도 이같은 신종 감염병은 생겨날 것”이라며 “코로나19를 슬기롭게 극복한 후 여기에 국한하지 말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비한 장기적인 계획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세울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10여년 간 전남지역 무의촌 의료봉사활동과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네팔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의료봉사 활동을 해왔다.

2014년에는 (사)아시아희망나무를 통해 캄보디아 광주진료소를 열었고, 이 곳에서 꾸준한 의료봉사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의 나눔과 연대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최권일 기자 c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