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가 좋아서 온 사람들이 함께 즐겁게 사는 마을을 꿈꿉니다.”

장흥 회진면 대리에서 나고 자란 김상철(49) 어촌계장은 젊은이들로 북적이는 마을을 보면 기분이 좋다.

꿈을 찾아 돈을 좇아 사람들이 하나둘 도시로 떠나면서 마을에는 아이들 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향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객지에 살다가 부모님을 따라 대리로 오기도 하고, 세 아이를 품에 안고 고향으로 돌아온 이도 있다. 이곳이 좋아 연고도 없이 무작정 새 터를 꾸린 이들도 있다.

오랜 시간 지키던 고향에 다시 사람의 온기가 돌면서 김 계장의 마음도 따뜻해졌다.

한편으로는 고민이 늘었다. 대리라는 이름 아래 같이 살아가는 이들에 대한 애정 때문이다.

“예전에는 800명 정도가 학교에 있었다. 역사가 오래된 곳이다”며 옛 마을을 떠올린 김 계장은 “고향을 찾아온 젊은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장흥에서 젊은 사람이 가장 많은 마을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계속해서 사람들이 오고 있다. 아이들도 같이 온다. 그런 사람들을 안 나가게 꽉 잡을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한다”며 “고향이 좋아서, 이곳이 좋아서 온 사람들이 노력한 만큼 소득을 내고 걱정 없이 일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살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만큼 할 일이 많아졌지만 ‘함께’이기에 김 계장은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는 요즘이 즐겁다.

김 계장은 “이제 슬슬 김발도 준비해야 하고 일이 많아지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무엇보다 뉴딜 300 사업 준비를 하느라 바쁘다. 모처럼 돌아온 이들이 발전되고 안정적인 고향에서 살 수 있었으면 한다. 바닷일에 전념할 수 있게 선착장을 확충하고 새로운 판로도 만들어야 한다. 매주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어른이라고 해서 뭔가를 강요하지 않고 다들 평등하게 공통된 마을의 발전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