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당, 호남서 첫 자치단체장 배출 … 정치지형 변화 예고
2025년 04월 03일(목) 20:45
담양군수 재선거 정철원 후보, 51.82% 득표로 당선
민주 이재종 48.17%…내년 지방선거 치열 경쟁 전망

4·2 재보궐선거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당선된 조국혁신당 정철원 후보가 지난2일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정 후보의 당선으로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장을 배출하게 됐다. /나명주기자mjna@kwangju.co.kr

4·2 재보궐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의 후보가 첫 자치단체장에 선출되면서 향후 호남 정치의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

호남을 ‘집토끼’로 생각해왔던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텃밭’에서 조국혁신당에 첫 자치단체장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등 당 지도부, 지역 국회의원, 시·군·구의원을 총동원하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해 패배의 아픔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해 영광과 곡성 군수 재선거가 치러졌던 ‘10·16 재보궐’ 선거에서도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고, 호남 민심의 변화가 감지됐었다.

당시 영광, 곡성군수 재선에서도 이전 선거와 비교해 민주당 후보가 낙승을 거두지 못해 텃밭 민심의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평가였다.

또한,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이 호남에서 민주당의 일당 독점에 대한 견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나아가 다음 지방선거에서 호남 다자구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있게 평가됐다.

결국 이번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호남 민심은 조국혁신당을 택했고, ‘민주당의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호남 내 선거 공식이 깨진 셈이다.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에서는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본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일 끝난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정철원 조국혁신당 후보가 51.82%를 얻으며 48.17%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이재종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고흥군 의원(나 선거구)에서도 무소속 김재열 후보가 54.07%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 김동귀 후보(45.92%)에게 승리를 거뒀다.

전남에서 이번 4·2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 곳은 4곳. 공석인 군수 1자리와 시의원 1자리 군의원 2자리를 놓고 선거가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무투표 당선자가 나온 선거구(담양군의원)를 제외한 3곳에서 고작 1곳에서만 당선인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호남 민심이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당장 담양 민심은 앞서 치러진 8차례 지방동시선거에서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6번 선택했었다. 무소속 후보의 당선은 2번있었으나, 제 2당 혹은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그러나 이번 재선거에서 담양 군민들의 선택은 민주당이 아니었다.

호남은 수십년간 민주당만 바라보고 밀어줬지만, 민주당이 호남에 돌려 준게 없다는 게 지역민들의 하소연이다. 당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담양군수 선거 패배 후 “담양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이번 선기기간 동안 호남 시민들은 ‘매번 민주당을 열성적으로 지지했지만 정작 내 삶은 변하지 않았다’는 호된 질책을 내려줬다”고 밝혔다.

호남출신 정치인들의 중앙 정치 영향력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최고위원 중 광주·전남 지역구를 국회의원은 단 한명도 없는 데다 중앙 정치에서 목소리를 내는 현역 의원도 없다는 평가가 줄을 잇는다.

호남 민심이 더불어민주당에 등을 돌리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공천 시스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총선에서 오락가락한 경선룰과 무리한 컷오프로 탈당하거나 출마를 포기한 중량급 정치인들이 조국혁신당에 합류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조국혁신당이 이번 담양군수 재선거 승리로 호남 세 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텃밭 사수’를 위한 노력이 동반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조국혁신당도 호남에서 첫 자치단체장 배출이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더욱 치열하게 민심을 파고 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국혁신당 윤재관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번 담양군수 선거 결과는 윤석열 독재정권에 맞서 어려운 조건에서도 제일 앞에서 싸웠던 조국혁신당에 대한 격려이자 정치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조국혁신당은 추상과 같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기 위해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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