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력 약한 타선…불 지르는 불펜…KIA 봄날은 언제쯤
2025년 04월 03일(목) 19:50
1번·해결사 부재에 폭발력 떨어지며 불펜 부담 가중
위즈덤 4경기 연속 홈런·조상우 활약 ‘위안거리’

지난 2일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KIA 위즈덤. <KIA 타이거즈 제공>

1번과 뒷문 고민에 빠진 KIA 타이거즈가 버티기에 들어간다.

KIA는 우승후보로 주목을 받으면서 2025시즌을 열었지만 구상과는 다른 출발을 하면서 패배가 쌓이고 있다.

타석에는 예상치 못한 부상이 이어지고 있다.

김도영이 개막전부터 햄스트링부상으로 이탈했고, 개막 후 세 번째 경기에서는 박찬호가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두 선수 모두 주루 과정에서 입은 아쉬운 부상이었다.

그리고 박찬호의 복귀가 임박했지만 또 다른 부상 이탈이 예정됐다.

김선빈이 왼쪽 종아리 근육 미세 파열로 대타 역할에 머물고 있고, 박찬호의 등록과 함께 엔트리에서 말소될 예정이다.

1번 타자와 해결사가 동시에 빠지면서 지난 시즌 KIA 우승 질주를 이끌었던 타선의 폭발력이 떨어지고 있다. 선제점을 가져오고도 추가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불펜의 부담도 커졌다.

이런 패턴은 지난 2일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홈에서 지난해 한국시리즈 상대인 삼성과 시즌 첫 경기를 치른 KIA는 4회 터진 위즈덤의 한방으로 선취점을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위즈점은 맞자마자 홈런이었던 매서운 타구로, 4경기 연속 홈런을 장식했다.

하지만 결과는 2-4 역전패였다. 위즈덤의 선제 투런포 이후 이어진 수비에서 선발 김도현이 바로 2실점을 하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김도현이 이후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지키면서 선발 역할 임무를 완수했지만, 타석에서 추가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앞선 패배 같은 양상의 흐름이 전개됐다.

KIA는 조상우에 이어 전상현이 출격한 8회 2실점을 하면서 결국 2-4 역전패를 당했다.

박찬호의 부상 이후 이범호 감독은 최원준을 중심으로 김선빈, 박재현에게 리드오프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박찬호가 빠진 6경기에서 1번 타자가 기록한 득점은 2점에 불과하다.

최원준과 김선빈의 감이 좋았을 때는 후속타가 따르지 않았고, 최근에는 김선빈이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고 최원준의 최근 페이스도 좋지 못 하다.

주말 한화전부터 최근 4경기에서 1번 타자가 1루 베이스를 밟은 경우는 단 두 차례에 그쳤다.

1번 고민에 빠진 이범호 감독은 3일 최원준을 1번으로 배치했다. 이어 박재현을 2번에 넣어 스피드에 방점을 뒀다.

이범호 감독은 “1번 가는 선수마다 부담스러워한다. 힘들어한다고 빼고 갈 수는 없는 것이다. 타격적인 밸런스 안 좋을 때 있으면 좋을 때 온다”며 “딱히 1번 쳐줄 수 있는 선수가 마땅치 않고, 나가서 도루로 해줄 수 있고 출루율이 3할 7푼 이상 찍었던 선수라 믿고 내보내려고 한다”고 최원준에 대한 믿음을 이야기했다.

답답한 공격이 이어지면서 불펜 악순환도 이어지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타자들이 점수 내는 게 어려우니까, 최소 실점으로 막고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쉽지는 않다”며 “점수를 많이 뺄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투수들이 부담을 가진 게 아닌가 싶다. 부담을 안 가졌으면 좋겠다.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답답한 흐름에도 반가운 움직임은 있다.

박찬호의 5일 엔트리 재등록이 확정된 가운데 김도영도 병원 재검진 결과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앞서 캐치볼과 웨이트를 진행해 왔던 김도영은 1주일간 기술훈련을 한 뒤 문제가 없으면 퓨처스 경기에 나서 복귀에 속도를 내게 된다.

마운드에서는 불펜의 키로 꼽혔던 조상우의 활약이 위안이다.

지난 30일 한화전에서 1.2이닝 퍼펙트 피칭으로 팀의 4연패를 끊었던 조상우는 2일에도 탈삼진 2개를 더한 삼자범퇴를 장식하면서 불펜에 힘을 실어줬다.

부침의 시간을 보낸 KIA가 부상자들의 복귀 움직임과 조상우의 상승세와 맞물려 순위 싸움에 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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