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예향] 일상에 뿌리내린 기부1-이벤트 아닌 나누고픈 마음
2026년 02월 08일(일) 17:35 가가
새 기부 트렌드 소액화, 일상화, 참여형으로 다양
나눔은 거창한 이야기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누군가를 떠올리는 마음,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감각, 그리고 지금의 선택이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달라진 시대만큼 나눔의 얼굴도 변하고 있다.
한때 기부는 연말의 풍경에 가까웠다. 연말정산을 앞두고 한 번쯤 참여하는 의례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기부는 예전과 다르다. 특정한 시기를 기다리지 않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연말이 아니어도, 큰돈이 아니어도, 특별한 계기가 없어도 ‘일상에서 이뤄지고’, ‘결심이 아닌 습관’에 가까워지고 있다. 기부가 더 가볍고, 더 잦고, 더 생활 가까이로 들어온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사회 분위기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기부에 접근하는 태도와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최근 정리한 ‘기부트렌드 2026’은 AI 기술이 고도화되는 시대에도 기부의 감정과 책임은 인간 고유의 가치임을 강조한다.
그 흐름 속에서 기부는 소액화·일상화·참여형이라는 방향으로 더욱 확장되고 있다. 보고서는 새로운 기부 문화를 만들어냈다기보다, 이미 일상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를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한다. 기부는 이제 특정한 날의 이벤트가 아니라, 생활 속 선택의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눈에 띄는 변화는 기부의 ‘소액화’다. 기부는 반드시 큰돈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크게 약해졌다. 커피 한 잔 값, 포인트, 자동이체로 빠져나가는 소액 기부가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액 기부는 단순히 금액이 작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부담이 없다는 점이 참여의 문을 넓힌다. 기부를 고민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결심 대신 습관이 자리를 대신한다.
소액 기부가 확산되면서 기부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일정 금액 이상을 기부해야 ‘의미 있는 기부’로 여겨지는 분위기가 있었다면, 이제는 참여 자체가 더 중요해졌다. 얼마를 냈는가보다 얼마나 자주, 어떤 마음으로 참여했는지가 기부의 가치로 받아들여진다. 기부가 비교의 대상이 되지 않으면서 참여자는 부담 없이 나눔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소액 기부의 확산은 기부를 바라보는 심리적 장벽을 낮추기도 했다. ‘이 정도로는 도움이 안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보다 ‘이 정도라도 할 수 있다’는 감각이 앞선다. 기부가 도덕적 판단이나 자기 검열의 대상이 아니라, 가능한 행동의 하나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부 참여자 층을 넓히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이전에는 기부와 거리가 있다고 느꼈던 사람들도 일상적인 선택으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기부의 일상화 역시 중요한 변화다. 과거에는 기부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했다. 연말이나 재난 발생 시기에 기부가 몰리고 그 외의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부가 특정 시점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필요할 때, 공감할 때, 알게 되었을 때 바로 참여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기부는 일정표에 표시되는 행사가 아니라 생활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일상형 기부는 디지털 환경과도 맞물려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 기부는 몇 번의 클릭으로 가능해졌고, 정보 접근 역시 쉬워졌다. 기부 대상과 목적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은 기부를 ‘미루는 일’이 아니라 ‘바로 할 수 있는 일’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기부는 더 이상 특별한 준비가 필요한 행위가 아니다. 일상적인 소비나 선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로 다가온다.
이같으 흐름은 기부를 접하는 경로에서도 확인된다. 모바일 앱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기부 정보를 접하고 참여 여부를 즉각적으로 결정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과거처럼 기부처를 따로 찾아보고 절차를 거쳐야 했던 방식과는 다르다. 기부는 일상의 소비, 운동, 취미와 같은 활동 속에 결합되며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부는 ‘시간을 내서 하는 일’이 아니라 ‘살면서 함께 하는 일’에 가까워지고 있다.
기부의 일상화는 명절과도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된다. 예전처럼 직접 찾아가 나누지 못하더라도 고향사랑기부제와 같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다른 선택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명절을 맞아 기부에 참여하는 이유도 달라진다. ‘연말정산을 위해서’보다는 ‘이 시기에 누군가를 떠올리게 돼서’라는 설명이 자연스러워졌다.
기부 방식의 또 다른 변화는 ‘참여형 기부’의 확산이다. 단순히 돈을 보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행동과 경험이 결합된 기부가 늘고 있다. 걷기, 달리기, 챌린지, 구매 연계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가 이뤄진다.
가수 션이 주도해온 러닝 기부 캠페인처럼 일정 거리를 함께 달리며 나눔에 참여하는 방식은 기부금의 액수보다 ‘함께 참여했다’는 경험에 의미를 둔다. 기부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해지는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여러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줄어든 상황에서 고액 기부에 대한 부담은 커졌고, 대신 소액이라도 지속 가능한 방식이 선호된다. 디지털 환경의 발달은 참여 방식을 단순화했고 정보 접근성을 높였다. 가치 소비와 윤리적 선택에 대한 관심 역시 기부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기부는 더 이상 특별한 선행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선택이 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액·일상·참여형 기부는 경제 상황과 기술 환경 변화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부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대신 참여의 빈도와 경험이 축적되고, 이는 기부를 단발성 행위가 아닌 장기적인 관계로 확장시키는 기반이 된다.
‘기부트렌드 2026’은 이러한 흐름을 하나의 방향으로 정리한다. 기부가 점점 더 개인화되고, 일상 속으로 들어오며, 참여 경험을 중시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음을 짚는다.
다가오는 설은 여전히 나눔을 떠올리게 하는 민족의 명절이다. 다만 그 나눔이 예전과 같은 방식일 필요는 없음을 말하고 싶다. 요즘의 기부는 거창한 결심보다 작지만 잦은 선택에 가깝다.
부담 없이, 일상 속에서, 참여하며 이어지는 기부. 올 설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가능한 방식으로 달라진 나눔에 한 번쯤 동참해보면 어떨까.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한때 기부는 연말의 풍경에 가까웠다. 연말정산을 앞두고 한 번쯤 참여하는 의례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기부는 예전과 다르다. 특정한 시기를 기다리지 않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연말이 아니어도, 큰돈이 아니어도, 특별한 계기가 없어도 ‘일상에서 이뤄지고’, ‘결심이 아닌 습관’에 가까워지고 있다. 기부가 더 가볍고, 더 잦고, 더 생활 가까이로 들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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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액 결제와 디지털 플랫폼. 나누고 싶은 마음은 일상에서 시작된다. <Unsplas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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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앱을 통해 후원하고 참여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
소액 기부의 확산은 기부를 바라보는 심리적 장벽을 낮추기도 했다. ‘이 정도로는 도움이 안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보다 ‘이 정도라도 할 수 있다’는 감각이 앞선다. 기부가 도덕적 판단이나 자기 검열의 대상이 아니라, 가능한 행동의 하나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기부 참여자 층을 넓히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 이전에는 기부와 거리가 있다고 느꼈던 사람들도 일상적인 선택으로 기부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기부의 일상화 역시 중요한 변화다. 과거에는 기부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했다. 연말이나 재난 발생 시기에 기부가 몰리고 그 외의 시기에는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부가 특정 시점에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필요할 때, 공감할 때, 알게 되었을 때 바로 참여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기부는 일정표에 표시되는 행사가 아니라 생활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일상형 기부는 디지털 환경과도 맞물려 있다. 모바일 환경에서 기부는 몇 번의 클릭으로 가능해졌고, 정보 접근 역시 쉬워졌다. 기부 대상과 목적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은 기부를 ‘미루는 일’이 아니라 ‘바로 할 수 있는 일’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기부는 더 이상 특별한 준비가 필요한 행위가 아니다. 일상적인 소비나 선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로 다가온다.
이같으 흐름은 기부를 접하는 경로에서도 확인된다. 모바일 앱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기부 정보를 접하고 참여 여부를 즉각적으로 결정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과거처럼 기부처를 따로 찾아보고 절차를 거쳐야 했던 방식과는 다르다. 기부는 일상의 소비, 운동, 취미와 같은 활동 속에 결합되며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부는 ‘시간을 내서 하는 일’이 아니라 ‘살면서 함께 하는 일’에 가까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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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앱을 통해 후원하고 참여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
기부 방식의 또 다른 변화는 ‘참여형 기부’의 확산이다. 단순히 돈을 보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행동과 경험이 결합된 기부가 늘고 있다. 걷기, 달리기, 챌린지, 구매 연계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가 이뤄진다.
가수 션이 주도해온 러닝 기부 캠페인처럼 일정 거리를 함께 달리며 나눔에 참여하는 방식은 기부금의 액수보다 ‘함께 참여했다’는 경험에 의미를 둔다. 기부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해지는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여러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줄어든 상황에서 고액 기부에 대한 부담은 커졌고, 대신 소액이라도 지속 가능한 방식이 선호된다. 디지털 환경의 발달은 참여 방식을 단순화했고 정보 접근성을 높였다. 가치 소비와 윤리적 선택에 대한 관심 역시 기부 방식에 영향을 미쳤다. 기부는 더 이상 특별한 선행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선택이 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액·일상·참여형 기부는 경제 상황과 기술 환경 변화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부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대신 참여의 빈도와 경험이 축적되고, 이는 기부를 단발성 행위가 아닌 장기적인 관계로 확장시키는 기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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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진행했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 캠페인 포스터. |
다가오는 설은 여전히 나눔을 떠올리게 하는 민족의 명절이다. 다만 그 나눔이 예전과 같은 방식일 필요는 없음을 말하고 싶다. 요즘의 기부는 거창한 결심보다 작지만 잦은 선택에 가깝다.
부담 없이, 일상 속에서, 참여하며 이어지는 기부. 올 설에는 각자의 자리에서 가능한 방식으로 달라진 나눔에 한 번쯤 동참해보면 어떨까.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