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트로트 스타로 떠오른 송가인(33·본명 조은심·사진)씨가 화려한 이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진도 출신인 그는 중앙대에서 판소리를 전공한 뒤 7년 전부터 정통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어머니 송순단(60)씨는 국가무형문화재 72호 진도씻김굿 전수조교이며, 아쟁을 연주하는 오빠 조성재(36)씨는 국악연주단체 ‘바라지’에 소속돼 국내외에서 활발히 공연하고 있다.

송씨는 최근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미스트롯’에서 ‘이변 없는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그는 판소리의 맥을 잇는 목소리와 폭발적인 고음으로 일찌감치 우승 후보로 낙점돼 왔다.

‘행사 섭외 1순위’로 꼽히는 송씨는 오디션 연습과 공연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기자와 통화한 지난 29일 밤에도 그는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공연을 막 끝낸 참이었지만 특유의 발랄함과 상냥함을 잃지 않고 인터뷰에 응했다. 송씨는 지난 2012년 첫 앨범을 내기 전까지는 ‘국악인 조은심’으로 살아왔다.

“진도 전통문화를 계승해온 어머니의 조언을 받아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목포 박금희 명창을 사사했어요. 오빠와 광주예술고, 중앙대를 함께 다니면서 ‘남매 국악인’으로 불리곤 했습니다.”

송씨는 ‘광양 남해성 전국 판소리경연대회’ 대상(2009), ‘목포 전국국악경연대회’ 문화관광부 장관상(2011) 등을 받으며 국악인으로서도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그러던 차에 ‘전국 노래자랑’ 등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면서 송씨는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다.

트로트계 데뷔 7년을 맞은 그는 앨범 3장을 내고 지난해 ‘24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성인가요 여자 신인상’, ‘4회 대한민국 예술문화스타대상 성인가요 신인상’을 받으며 트로트 가수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미스트롯’의 강력한 우승 후보 송씨도 탈락의 고배를 마신 순간이 있었다. 수많은 누리꾼들이 SNS 등을 통해 안타까움을 표현했지만 정작 송씨는 덤덤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

“실수 없이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모두 무대에 쏟았기에 후회는 하지 않았어요. 다만 지역 감정이 섞인 비방성 댓글들을 마주할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주눅들 때마다 제게 힘을 준건 관객들이었어요. 지난 3월 열린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장에서 만난 고향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은 잊을 수가 없어요. 지난주 다녀온 경남의 한 공연장에서는 ‘기운 내라’ ‘꼭 우승하라’는 응원을 들었는데 그동안의 피로가 정말 씻은 듯이 사라졌습니다.”

송씨는 꾸준히 SNS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그의 팬카페 회원은 최근 4000명이 넘었다.

“많은 분들이 제 목소리에는 한이 서려있다고 하는데, 이는 제가 ‘소리의 고장’ 진도에서 나고 자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관객들의 지친 일상에 위로가 되고 심금을 울리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광주·전남 지역민을 포함한 팬분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게요.”

송 씨는 오는 6월8일 광주 출신 숙행(40) 등 미스트롯 출연진과 함께 전국 투어의 하나로 광주 무대를 갖는다. 이날 ‘한 많은 대동강’, ‘용두산 엘레지’ 등 인기곡들을 부를 예정이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진도=박현영 기자 h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