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더한 KIA 타이거즈의 좌완 하준영이 ‘기회의 마운드’를 두드린다.

KIA의 오랜 고민 중 하나는 ‘좌완’이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양현종을 보유하고 있지만 화려한 왕조 역사에도 왼손으로 공을 던지는 투수가 귀했다. 지난 시즌에도 확실한 좌완으로 활약한 이는 양현종과 임기준 정도에 그쳤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선발은 물론 불펜까지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는 KIA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하준영을 주목했다.

하준영은 지난 시즌 성남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한 2년 차 선수다.

지난 시즌 15경기에 나온 그는 14.2이닝 16피안타(3피홈런) 8볼넷 12탈삼진 15실점, 9.20이라는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기록은 좋지 못하지만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어린 투수는 ‘경험’이라는 좋은 가르침을 얻었다.

하준영은 지난 마무리캠프를 지나 이번 스프링캠프를 치르면서 빠른 성장세로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시즌 필승조였던 임기준이 부상으로 캠프 출발이 늦어졌던 만큼 하준영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컸다.

그리고 그는 일본 히로시마, 요미우리 등 강 팀들과의 연습 경기에 잇달아 투입되면서 좋은 경험을 쌓았다.

하준영은 “(강팀들하고 경기 해보니) 타자들이 확실히 수준이 높다. 잘 던졌는데 타자들이 잘 치기도 했다”며 “시즌 들어가면 강한 상대들을 만나게 되는데 강팀들과 미리 상대해본 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대와 부딪히면서 성장한 하준영에게 ‘욕심’은 또 다른 성장 원동력이다.

하준영은 “욕심이 안 난다는 건 거짓말이다. 지난해보다는 올해 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악물고 하고 있다”며 “확실히 작년보다는 몸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고 언급했다.

좌충우돌 첫 시즌을 교훈 삼아 하준영은 착실하게 이번 시즌을 준비해 왔다.

하준영은 “비시즌부터 웨이트에 집중했다. 캠프 와서도 많이 하니까 몸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며 “체력적인 부분에 신경 썼다. 지난해 스피드가 아쉬웠다. 처음에는 스피드가 났는데 체력적으로 힘이 떨어지니까 안 좋아지는 게 느껴졌다. 웨이트를 하면서 체중관리도 해서 3㎏정도 늘렸다”고 언급했다.

체력을 발판 삼아 ‘스피드 업’에 신경 쓰고 있는 그는 ‘각도’에 변화도 줬다.

하준영은 “기술적으로는 직구 각도를 신경 쓰고 있다. 일직선으로 가는 게 아니라 사선으로 갈 수 있게 하고 있다”며 “직구 구위가 좋아져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변화구는 체인지업이 가장 자신 있다. (체인지업이 좋은) 양현종 선배가 마운드에서 던지는 것을 보면 배울 점도 많고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캠프에서 ‘막내’였던 하준영은 이번에는 김기훈·장지수·홍원빈 등 세 명의 후배와 함께 캠프를 보냈다. 그는 선배라는 책임감과 기회라는 기대감 속에서 지난해와 다른 2019시즌을 그리고 있다.

하준영은 “후배들이 있어서 같이 이야기도 하고 어울릴 수 있어서 좋다. (유승철 형과) 둘이 했던 것을 5명이 하니까 훨씬 더 수월하기도 했다”며 “욕심을 가지고 올 시즌 제대로 준비하겠다. 시즌 풀타임을 뛰는 게 목표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