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미생(未生)’ 김윤동이 ‘완생(完生)’의 2019시즌을 꿈꾼다.

KIA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될수록 김윤동의 이름이 부각되고 있다. 임기준, 박준표, 김세현, 윤석민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오키나와 캠프 명단에 빠져있고 ‘선발 후보’ 한승혁도 오른쪽 내전근 부상으로 28일 귀국길에 오른다.

마운드 줄부상으로 물음표가 가득한 마운드에서 김윤동은 가장 믿을 만한 카드 중 하나다. 김윤동은 지난 2년 동안 163이닝을 책임지며 팀의 필승조로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2년의 모습 그리고 팀 상황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김윤동은 ‘미생’이라며 손사래를 친다.

“코치님이 아직 미생이라고 하시더라”며 웃은 김윤동은 “1군에 먼저 있어야 한다. 주위에서 다 잘한다. 내가 경쟁에서 밀리면 안 된다”고 겸손해 했다.

많은 이가 마무리로 주목하는 김윤동은 ‘경쟁’을 먼저 이야기한다. 예년보다 늦은 페이스와 젊어진 마운드가 김윤동을 초심으로 움직이게 한다.

김윤동은 지난 4일 불펜 피칭 이후 걸음을 늦췄다. 지난 2년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만큼 차근차근 완벽한 어깨 상태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도록 ‘특별 관리 선수’가 된 것이다. 그리고 지난 22일 김윤동은 불펜 피칭을 재개하면서 2019시즌의 시계를 다시 돌렸다.

김윤동은 “트레이닝 파트와 코치님들은 천천히 하라고 하신다. (몸 상태가) 괜찮으면 시작하는 게 낫다고는 하시는데 선수들이 다 너무 열심히 하고, 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 몸 상태는 좋다. 2년 많이 던지고 안 좋은 케이스를 봐서 그런 점에서 불안한 게 많았다. 올해도 기술 훈련을 잘 안 하고 뒤늦게 했으니까 기술적으로도 많이 뒤처진 것 같아서 걱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쉬어가는 시간이 마냥 편하지는 않았지만 김윤동은 어깨 상태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고 차근차근 속도를 올리고 있다. 야간 자율 훈련 시간도 김윤동의 일과 중 하나다.

김윤동은 “처음에는 보강 운동을 하느라 야간 훈련을 안 했는데 내 자신이 불안했다. 연습경기하는 것을 보면서 남들은 치고 올라오는 데 나는 제자리에 있으니까 불안했다”고 말했다.

‘마무리 김윤동’은 개인은 물론 팀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지만 그는 욕심 없이 물 흐르듯 자리를 잡아가겠다는 생각이다.

김윤동은 “마무리 투수 이야기도 나오는데 아직 정해진 것도 없고, 말을 아끼면서 신중하게 시즌을 준비할 생각이다”며 “매년 스프링캠프가 똑같다. 보직이 정해진 게 없다 보니까 다시 한자리를 꿰찰 수 있게 준비한다. 지금 내 할 일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 욕심낸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혼자 부담을 느끼는 것도 김칫국 마시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김윤동은 보직에 대한 목표보다는 부끄럽지 않은 경기를 하는 것을 목표로 2019시즌을 준비할 생각이다.

김윤동은 “내가 했던 경기를 보는데 이게 야구선수냐 하는 경기가 많았다. 나는 내 자신이니까 조금이라도 좋게 보려고 하는데 야구팬들은 보이는 대로 볼 것이다”며 “야구 선수도 아니라고 할 경기가 많았던 것 같다. 안 좋았던 경기는 의식 안 하려고 하는 데 2연속 끝내기는 좀 쓰라렸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또 “내 자리가 선발은 아닐 거고 불펜일 것인데 하다 보면 내 자리가 생길 것이다. 매년 확실한 자리 잡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물 흘러가는 대로 가면서 확실한 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