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야속하게 느껴졌던 황인준과 신범수 ‘신예 배터리’였다.

KIA 타이거즈는 19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 구장에서 한신 타이거스와 연습경기에 나섰다.

경기 전 KIA 배터리에 눈길이 쏠렸다.

이날 KIA는 선발 황인준과 함께 포수 신범수로 배터리를 구성했다.

황인준에게는 이번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 두 번째 등판이자 첫 선발이었다.

신범수도 캠프 처음으로 스타팅으로 나서 한신을 상대하게 됐다.

김민식이 19일 대만 캠프로 이동하면서 4년 차 신범수가 오키나와 캠프 안방마님이 됐고, 이날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선배들은 경기 전 훈련시간에 “범수 긴장했다”며 분주하게 경기장을 오가는 신범수를 놀리기도 했다.

“긴장 안 했다. 최선을 다해서 해보겠다”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짓던 신범수의 가슴 떨리는 첫 선발 경기는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자 KIA와 한신은 예정됐던 오후 1시보다 10분 정도 앞당겨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양 팀이 한 번씩 공격을 한 뒤 하늘이 심상치 않아졌다.

2회초에 들어가려는 순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내 빗줄기가 굵어졌다.

오후 1시 5분 경기가 중단되면서 선수들은 황급히 덕아웃으로 철수했다. 그리고 경기장이 비에 젖으면서 결국 없던 경기가 됐다.

우천 취소가 누구보다 아쉬운 사람은 황인준과 신범수였다.

황인준은 이닝이 아쉽다.

이닝을 늘리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이지만 잇단 비에 투수들의 등판이 밀려있다.

‘젊은 마운드’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만큼 한 경기, 한 이닝이 간절하기도 하다.

황인준은 “이번이 시합 두 번째인데 1이닝씩밖에 하지 못했다. 이닝을 늘려가야 하는데 아쉽다”며 짐을 꾸렸다.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안방 싸움에서 확실히 어필하려고 했던 신범수의 아쉬움은 더 컸다.

특히 이날 황인준의 공도 좋았고, 호흡이 척척 맞았던 만큼 장비를 챙기는 신범수의 얼굴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오늘 (공이 좋아서) 5이닝 무실점 페이스였다”며 웃은 신범수는 “뭔가 사인이 딱딱 맞기도 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내일 경기 잘하겠다”고 언급했다.

KIA 입장에서도 하늘이 원망스럽다.

실전을 통해 자리 경쟁에 속도를 붙여야 하는데 비가 KIA의 발목을 잡고 있다.

14일 야쿠르트전 강우 콜드에 이어 16일 두산전 그리고 19일 한신전까지 비로 차질을 빚으면서 시즌 구상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한편 KIA는 20일 요미우리와 경기를 치른 뒤 21일 휴식일을 보낸다.

다음 연습경기는 25일 요코하마를 상대로 진행된다.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