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2019시즌 준비에는 밤낮이 없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하는 KIA에는 비공식적인 훈련이 있다. 자율 훈련(자신감 찾는 시간) 또는 자아 발전으로 불리는 야간 훈련.

저녁을 먹은 뒤 선수들은 개별적으로 숙소 웨이트장과 테니스장 등을 찾아 못다 한 훈련을 이어간다.

말 그대로 자율 훈련이라서 정해진 스케줄이나 내용은 없다. 그날그날 부족하게 느꼈던 부분을 알아서 채우는 시간이다. 강제성은 없지만 삼삼오오 선수들은 자율 훈런을 하며 길었던 하루를 마감한다.

글러브와 배트 등을 들고 자율 훈련에 나서는 선수들에게는 또 하나 중요한 장비가 있다. 바로 핸드폰이다.

서로의 투구 동작과 배팅 동작 등을 살펴주는 것은 물론 동영상을 촬영해주면서 정확한 동작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자율 훈련 시간에는 함께 시즌을 준비하는 동료이자 코치 그리고 전력분석팀이 되는 셈이다.

지난 15일 밤에도 자율 훈련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캠프 막내인 김기훈이 룸메이트인 선배 김윤동과 함께 자율훈련에 나섰다. 이준영도 이들과 발걸음을 함께 해 섀도 피칭을 소화했다. 김윤동과 이준영은 서로의 피칭 장면을 촬영하고, 이를 놓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어 배트를 든 야수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창진과 함께 야간 자율훈련의 개근생인 신범수·이은총 두 룸메이트가 차례로 등장해 ‘달빛 스윙’을 했다.

한참 배트를 휘두른 이창진은 “폼 교정도 있고, 스윙을 하면서 내일을 생각한다. 언제 게임에 나갈지 모르니까 항상 준비를 해야 한다”고 야간 훈련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은총도 “룸메이트와 같이 운동하러 나와서 같이 봐주기도 하고 좋은 것 같다. 딱히 시간은 정해놓지 않는데 하다 보면 한 시간이 간다”며 웃었다.

신범수에게 야간 훈련은 복습 시간이다. 이번 캠프에서 수비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신범수는 김상훈 코치가 주문한 대로 다리를 들거나 벌려서 하는 동작을 연습하고 있다.

시간을 잊은 ‘호랑이 군단’의 훈련 열기로 오키나와 캠프의 하루는 짧다.

/오키나와=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