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벌어진 일이다.

2017년 3월 10일 헌재는 만장일치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했고, 3월 31일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이 발부됐다. 2018년 4월 6일 1심에서 박 전 대통령은 징역 24년 벌금 180억 원을, 같은 해 8월 24일 항소심에서는 징역 25년 벌금 200억 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2018년 3월 23일 구속 영장이 발부됐고, 그해 10월 5일 1심에서 징역 15년 벌금 130억 원이 선고되었으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2018년 2월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 영장이 발부됐고, 1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되었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 집행 유예 4년의 판결이 선고됐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2017년 12월 15일 구속돼 2018년 2월 22일 1심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2018년 8월 24일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지난 1일 항소심 판결에서 징역 3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안태근 전 검사장은 지난 1월 23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지난 1월 24일 구속됐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지난 1월 30일 컴퓨터 등 장애 업무 방해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죄명 등을 제외하고 일부 사람에 대한 내용만 간략히 적어봤는데, 정말 어마어마한 일들이 있었다.

여기에 등장하는 피고인들은 전직 대통령, 우리나라 최대 재벌 그룹 부회장,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전 충남지사, 경남지사, 전 검사장 등 그 면면이 화려하기 그지없다. 위에 열거되지 않은 쟁쟁한 인물들도 적지 않다.

피고인들의 이름만 보아도 위 판결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무게가 적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하나하나 우리 사회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었고, 그만큼 사회에 미치는 파장도 컸다. 그리고 이때만큼 우리 국민의 눈이 법원, 검찰을 주목했던 적이 있었나 싶다.

재판 결과는 판결이 선고되어야 알 수 있지만, 일부 판결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결론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경우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될 것이라 예상치 못했고, 안태근 전 검사장의 경우는 피해자와 그의 변호사마저 무죄가 선고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특검 조사가 부실했다는 평가에도 드루킹 김동원과 공동 정범으로 평가되어 컴퓨터 등 장애 업무 방해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법정 구속을 예상한 사람은 아마 거의 없지 않았을까 싶다.

위에 열거한 판결들은 사회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기에 그 판결 결과를 둘러싼 찬반 대립이 팽팽하고, 그 골도 깊어 보인다. 사법 농단 사태 이후 법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고, 자기들에게 불리한 재판 결과는 쉽게 받아들이지 않으려 하기에 상황은 더더욱 복잡하기만 하다.

혼란하고, 혼돈한 상황이다. 어느 정도 마무리된 사건도 있지만 사법 농단 재판의 경우 아직 제대로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고,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들도 적지 않기에 앞으로도 계속되는 판결에 온 국민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사회가 요동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만 멈출 수는 없는 일이고, 매듭은 지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숨어 있던 잘못들을 모두 다 드러내 도려낼 수는 없겠지만 그간 쌓여온 폐단을 극복하고, 정의·공평·공정·자유 등의 가치가 한층 더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많은 신화에서 ‘질서’는 ‘무질서, 혼돈’에서 태어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지금의 혼돈은 ‘전보다 더 좋은 사회’의 어머니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꼭 그랬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는 폭풍우 치는 바다를 지나고 있는 중이니 눈부신 햇살과 햇살을 받아 빛나는 잔잔한 파도를 기대하며, 모든 일이 순리대로 그 결론에 이르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