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FC가 ‘강적’을 상대로 전지훈련 중간 점검 시간을 가졌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 중인 광주가 13일 킨 축구장에서 연습경기를 가졌다. 상대는 J리그의 ‘스타군단’ 비셀 고베.

비셀 고베는 말 그대로 세계적인 축구 스타 다비드 비야, 루카스 포돌스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그리고 한국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를 보유한 ‘스타군단’이다.

덕분에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축구 스타들을 보기 위한 인파로 킨 축구장은 북적였다.

그라운드 분위기도 뜨거웠다. 연습경기였지만 고베는 정예 멤버를 투입해 광주를 상대했다. 포돌스키가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에 올랐고 비야도 선발로 모습을 드러냈다.

먼저 골문을 연 쪽은 광주였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이시영의 크로스를 받은 펠리페가 고베의 골망을 출렁이게 하면서 골 세러모니를 했다. 이어 광주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고베를 몰아붙이면서 분위기를 끌고 왔다.

진짜 경기를 방불케 하는 기싸움도 펼쳐졌다.

광주의 흐름으로 경기가 진행되면서 고베 선수들의 움직임이 거칠어졌다. 전반 종료를 앞두고는 기싸움이 몸싸움으로까지 전개됐다. 비야가 공을 다투던 중 팔꿈치에 얼굴을 맞았다면서 거칠게 항의를 했고, 선수들 사이에 몸싸움이 진행되면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파울을 얻어낸 비야는 프리킥 키커로 나서 그대로 공을 집어넣으면서 1-1로 전반전이 마감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고베는 김승규를 골키퍼로 내세워 경기를 풀어갔다.

후반전 양상은 전반전과 달랐다. 상대의 거친 움직임에 페이스를 잃은 광주의 조직력이 흐트러지면서 고베의 공격에 쉽게 뚫렸다. 연달아 세 골을 허용하면서 점수는 1-4까지 벌어졌다.

후반 41분 이희균의 도움을 받은 두현석이 골대를 가르면서 1점을 추격했지만, 광주는 고질적인 ‘후반 집중력 부재’를 보이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또 이한도, 김태윤 그리고 광주의 첫 외국인 수비수 아슐마토프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뛰지 못한 부분도 아쉬웠다.

‘외국인 선수’라는 과제도 남았다. 펠리페가 활발한 움직임으로 골을 기록했지만 나상호의 이적으로 생긴 공격 공백을 채울 외국인 선수들의 영입이 결정되지 않았다.

여기에 아슐마토프의 합류도 늦게 이뤄졌고, 광주의 기대주인 김정환과 신인 엄원상도 ‘김학범호’에서 훈련을 하느라 손발을 맞추지 못하면서 ‘조직력’도 풀어야 한다.

박진섭 감독은 “선수들이 열심히 했는데 수비적인 부분에서 후반에 너무 쉽게 실점한 부분에서 아쉽다”며 “ 외국인 선수들이 아직 결정이 되지 않았는데 새 외국인 선수들이 들어오는 게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서 두 가지 트랙으로 준비를 하겠다. 부상 선수들 회복이 되고 있으니까 앞으로 수비수들의 미흡한 부분을 맞춰나갈 생각이다”고 언급했다.

이날 광주를 상대한 김승규는 “광주가 자신감도 있고 어떤 축구를 해야 할 지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것 같았다. 후반에 무너지는 모습을 봤는데 그런 부분만 보완한다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될 것 같다”며 “큰 선수(펠리페)를 중심으로 크로스 공격패턴이 많았는데 정확성을 높이고 세컨볼을 잡는데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김승규는 자신의 새 시즌에 대해서는 “좋은 선수도 많이 영입했고, 올 시즌 기대도 큰데 잘 준비해서 우리가 목표로 하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오키나와=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