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 챌린저스 필드가 ‘호랑이 군단’의 신나는 야구 놀이터가 되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7일 함평 챌린저스 필드에서 합동 훈련을 시작했다. 12월과 1월은 KBO리그의 비활동기간이지만 프로 데뷔를 앞둔 신인들과 군제대 선수, 재활군 선수들의 훈련은 예외다.

이에 따라 오키나와 캠프 합류를 확정한 신인 투수 김기훈과 장지수 등 ‘아기 호랑이’들과 발목 수술 후 재활 중인 외야수 이명기와 무릎 재활 중인 포수 백용환, 군에서 전역한 황대인·박찬호·윤해진(개명 전 윤완주) 등이 챌린저스필드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오전에 웨이트와 체력에 초점을 맞춰 훈련하는 선수들은 기술 훈련과 맞춤 훈련을 하면서 오후를 보낸다. 해가 져도 실내 연습장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클럽 하우스에서 지내는 선수들은 저녁 식사 이후 야간 훈련을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함평에서 공익 근무 중인 투수 박서준도 퇴근 후 야간 훈련에 동참하는 등 챌린저스필드는 아침부터 밤까지 바쁘게 돌아간다.

최고의 실내 연습장 시설과 재활 시설로 선수들이 마음껏 훈련을 하고 회복을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놓은 KIA는 무작위로 다양한 변화구를 뿌리는 최신식 피칭 머신도 들여놓으면서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훌륭한 인프라를 구축한 KIA는 ‘변화’와 ‘자아발전’이라는 소프트웨어로 유망주들의 성장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KIA 2군은 올 시즌 코치진에 대폭적인 변화를 줬다. 정성훈, 곽정철, 박기남 등 ‘신입 코치’에 장태수, 양일환 등 경험 많은 코치들로 큰 틀을 바꿨다. 여기에 KIA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를 처음 코치로 영입하는 신선한 도전도 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유쾌한 모습으로 사랑을 받았던 앤서니 르루다.

박흥식 2군 감독은 “선수들과 소통, 스킨십을 많이 하고 코치들끼리도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강조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코치들이 되어야 한다. 그게 큰일은 아니다. 지적할 부분이 있어도 공개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따로 불러서 이야기를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물어보면서 의논하는 등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은 배려와 감동을 느낀다”며 “기술적인 지도도 필요하지만 선수들이 야구장에 나와서 유니폼을 입고, 발전해 나가는 게 즐겁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도록 하는 훈련도 육성 전략 중 하나다.

박 감독은 “기존의 짜여진 연습을 줄이는 대신 창의력을 갖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을 늘렸다. 이렇게 하면 자연히 선수들이 코치를 찾게 된다”며 “선수들이 자기가 필요해서 코치들을 찾아서 해야 한다. 선수들이 코치를 많이 괴롭혀야 한다”고 웃었다.

일률적인 스케줄과 지도를 지양하고, 소통을 통해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도록 하면서 함평 분위기는 밝고 뜨겁다. 선수들은 박 감독에게 “대만(캠프)에 가고 싶습니다”라는 말도 스스럼없이 하면서 유쾌한 경쟁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챌린저스 필드의 경쟁은 내달 1일 제2라운드를 맞는다. 이날 1군 캠프단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 캠프를 시작하게 되면서, 오키나와 캠프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이들은 함평으로 이동해 2019시즌 공식 훈련을 시작하게 된다.

이 중 30여명은 2월 9일 대만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 2군 캠프를 치를 예정이다

/함평=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