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의 ‘넘버3’가 된 양현종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2019시즌’을 예고했다.

양현종은 자타가 공인하는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이다. 실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양현종은 이제 나이로도 팀에서 손에 꼽는 선수가 됐다.

1986년생인 윤석민이 올 시즌 KIA 마운드의 최고참이 됐고, 1987년생 김세현에 이어 양현종이 마운드의 큰 형이 됐다.

“띠동갑이 되는 후배들이 들어왔다”며 웃은 양현종은 “투수 중에서 위에 두 명밖에 없는데 최고참과 2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선배로서 책임감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밝은 표정으로 덕아웃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던 양현종은 올 시즌에는 ‘근엄한 선배’로 중심을 잡겠다는 생각이다.

양현종은 “후배들에게 장난치고 농담하고 그런 건 좋지만 이제는 중심을 잡아야 할 때인 것 같다. 선배들도 안 계시니까 내가 모든 면에서 선배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선배로서 내 모습이 안 좋게 비치면 그 여파가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부터는 말수도 좀 줄이고, 묵묵하게 팀 중심을 잡겠다”고 언급했다.

말수를 줄이겠다고는 했지만 후배들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과 충고는 아끼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양현종은 “내가 어렸을 적에는 나이 차이도 많고 선배들에게 말 걸기도 어려웠다. 요즘 세대에서 야구를 했으면 궁금한 것 많이 물어보고 선배들 노하우도 빼냈을 것 같다(웃음)”며 “시대가 바뀌었으니까 후배들에 맞춰서 이해하고 맞춰가겠다.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고 야구 노하우도 알려주고 싶다. 애들이 잘하면 우리 팀이 잘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나이에 맞는 역할을 예고한 양현종은 후배들에게도 ‘나이’를 강조했다.

양현종은 “나이에 맞게 행동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야구를 잘하든 못하든 나이에 맞게 선배 역할도 하고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 반대로 야구를 잘한다고 해도 나이에 맞게 행동하고 선배들을 존중해야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며 “중고참 선수답게 싫은 소리도 하고 부족한 것도 진심으로 알려주겠다. 그게 내 나이에 맞는 역할이다”고 언급했다.

양현종에게는 에이스라는 묵직한 역할도 있다. 지난 시즌 아쉬움이 컸기 때문에 올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도 특별하다.

그는 “지난 시즌이 많이 아쉽다. 부상 선수도 나왔고 재작년에 워낙 좋은 성적을 내다보니까 선수들 기대가 컸다. 이겨도 뭔가 찝찝했고 지면 2패, 3패 하는 분위기였다. 선수들도 나도 그랬다. 기대 크니까 한 경기 지는 것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며 “개인적으로도 아직도 부족하고 갈 길이 멀다. 2017시즌에 좋은 한 해를 보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보완해야 할 것도 많고, 내가 스스로 인정을 못 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닝’에 대한 욕심도 여전하다. 에이스의 책임감으로 로테이션과 이닝을 채워가겠다는 각오다.

양현종은 “에이스의 부담감은 매 시즌, 매 경기 있는 것 같다. 내가 나가는 경기는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그런 부담감이 든다”면서도 “어떻게 생각하면 부담감이고 어떻게 생각하면 내가 나가면 이길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도 느낀다. 에이스의 이름이 부담이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로테이션 안 빠지는 게 목표다. 내 이름하면 이닝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시즌은 길다. 내가 이닝을 많이 먹으면 1년 시즌을 하면서 내 앞뒤 선발들과 중간 선수들이 편하다”며 “꾸준하게 자리를 지키면서 6년 연속 두 자리 승수에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여울 기자 w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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