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미디어아트 도시를 꿈꾸다 <4>서울'아트센터 나비'
2018년 10월 09일(화) 00:00 가가
예술, 디지털 세상에서 훨훨 날다
서울 서린동 SK본사 4층 아트센터 나비에서 진행중인 ‘2018 아트센터 나비 레지던시’전 모습.
전시실에서 만난, 얼핏 사람 얼굴 같기도 한 기계가 내 얼굴을 촬영했다. 1분도 되지 않아 내 모습을 컬러풀하게 그린 종이 한장이 출력돼 나왔다. 컴퓨터가 제작한 얼굴 형태의 드로잉을 인화해 판매하는 예술작품 자동판매기다. 마티아스 되르펠트의 작품 ‘페이스 트레이드(Face Trade)’는 ‘비트코인’ 열풍으로 알려진 블록체인(Block Chain)기술을 기반으로 한 예술작품이다.
슐드데르 보흐 작가가 구글·다음 카카오·네이버의 스트리트 뷰 아카이브를 활용해 한국의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이야기한 작품 ‘파라솔’도 눈에 띈다.
서울시 중구 서린동 SK 본사 빌딩 4층 아트센터 나비(관장 노소영) 레지던시 전에서 만난 작품들은 첨단 기술과 예술이 만난 흥미로운 것들이었다.
지난 2000년 12월 문을 연 아트센터 나비는 국내 최초의 디지털 아트 전문기관이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디지털 아트를 연구하고 예술의 영역 확장을 꾀하는 아트센터 나비는 과학기술, 인문학, 예술의 상호 협력을 통해 ‘인간의 예술적 감성과 기술의 무한한 변화와 생산의 힘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문화’를 꿈꾼다.
아트센터 나비는 전시가 진행되는 서린동 공간과 미디어 파사드 작품을 연중 상영하는 을지로 SK본사 코모(COMO), 나비 랩(장충동 타작마당), 나비 미래연구소(통의동 한옥)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디어 파사드 코모(박스 기사 참조)는 SK텔레콤 본사 건물을 활용해 미술관 밖에서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며 나비랩은 로보틱스,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을 연구개발, 미술관 자체적인 아트 프로덕션을 진행하는 창작소다.
아트센터 나비는 1년에 기획전시를 2~3차례 정도 진행한다. 아티스트, 혁신가, 엔지니어, 프로그래머 등이 참여하며 전시 주제만 봐도 현재 사회와 기술의 흐름을 알 수 있다. ‘네오토피아-데이터와 휴머니티’(2017), ’Real Fiction’(2017), ‘로봇파티’(2015), ‘아직도 인간이 필요한 이유-AI와 휴머니티’(2016) 등이 대표적이다.
아트센터 나비가 여느 미술관과 다른 점이자 강점은 자체적으로 창·제작 프로덕션을 갖추고 있다는 데 있다. 그 중심이 미디어 아트와 불가분의 관계인 ‘기술’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나비랩으로 공간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연구자들이 상주하는 이곳에서는 주가지수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가공하여 사운드를 만든 후 로봇이 다시 데이터를 재구성해 그림을 그리는 ‘예술만들기-증시에 대하여’, 모바일 로봇들이 소리·소음 데이터를 공유 편집해 멜로디로 들려주는 ‘브레멘 음악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과 로봇이 연동돼 영어로 동화를 들려주는 ‘로봇판다’ 등의 작품을 제작했다.
자체 프로덕션 작품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린 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특별전 ‘4차 미디어 아트 포스트 휴먼’을 비롯해 오스트레일리아 브리즈번 ‘로보트로니카 2017’, 캐나다, 네덜란드 등 각국에서 열리는 전시에서 선을 보이며 각광을 받았다.
지난 2016년부터는 새롭게 레지던시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매년 미디어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기술과 예술의 접점에서 다양한 장르의 예술적 가능성을 함께 탐구·교류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프로젝트다. 네덜란드 미디어아트 기관 V2_와 작가 교류도 진행, 네덜란드의 슐드 데르 보흐 신작이 전시중이며 자체 선정 작가인 안효주가 네덜란드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나비의 대표적인 행사는 지난 2013년부터 진행중인 창작 플랫폼 ‘나비 해카톤’이다. ‘해카톤’은 ‘해킹하다’(Hack)와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제한된 시간에 소프트웨어 개발자, 디자이너, 아티스트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 제안부터 프로토타입의 제작·공유까지 완성하는 창작문화를 말한다. 지금까지 블록체인, 인공지능, 로보틱스 등 시대를 반영한 트렌디한 주제로 국내외 참가자들이 공유와 협업을 진행했다.
외부와의 다양한 협업도 나비의 강점이다. 올 하반기에는 서울대, 서울시도시데이터연구소 등과 콜라보 인공지능 기술로 작가들이 작품을 제작한다.
신진 미디어 아티스트 발굴 역시 아트센터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취업을 앞두고 있는 청년 미디어아티스트들을 대상으로 기술 지도 등 융복합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젝트에 대한 디지털 아카이빙 작업을 차곡차곡 진행중인 아트센터 나비는 비디오 아트와 블록체인 기술 등을 활용한 뉴미디어아트 영역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혜인 큐레이터는 “아트센터 나비는 창제작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 사회에 어떤 변화를 줄 것인가 등을 고민하며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테크놀로지를 실험하고 사회에 울림이 있는 메시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www.nabi.or,kr. 02-2121-1031.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서울시 중구 서린동 SK 본사 빌딩 4층 아트센터 나비(관장 노소영) 레지던시 전에서 만난 작품들은 첨단 기술과 예술이 만난 흥미로운 것들이었다.
지난 2000년 12월 문을 연 아트센터 나비는 국내 최초의 디지털 아트 전문기관이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디지털 아트를 연구하고 예술의 영역 확장을 꾀하는 아트센터 나비는 과학기술, 인문학, 예술의 상호 협력을 통해 ‘인간의 예술적 감성과 기술의 무한한 변화와 생산의 힘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문화’를 꿈꾼다.
아트센터 나비가 여느 미술관과 다른 점이자 강점은 자체적으로 창·제작 프로덕션을 갖추고 있다는 데 있다. 그 중심이 미디어 아트와 불가분의 관계인 ‘기술’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나비랩으로 공간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연구자들이 상주하는 이곳에서는 주가지수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가공하여 사운드를 만든 후 로봇이 다시 데이터를 재구성해 그림을 그리는 ‘예술만들기-증시에 대하여’, 모바일 로봇들이 소리·소음 데이터를 공유 편집해 멜로디로 들려주는 ‘브레멘 음악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과 로봇이 연동돼 영어로 동화를 들려주는 ‘로봇판다’ 등의 작품을 제작했다.
자체 프로덕션 작품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린 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특별전 ‘4차 미디어 아트 포스트 휴먼’을 비롯해 오스트레일리아 브리즈번 ‘로보트로니카 2017’, 캐나다, 네덜란드 등 각국에서 열리는 전시에서 선을 보이며 각광을 받았다.
지난 2016년부터는 새롭게 레지던시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매년 미디어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기술과 예술의 접점에서 다양한 장르의 예술적 가능성을 함께 탐구·교류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프로젝트다. 네덜란드 미디어아트 기관 V2_와 작가 교류도 진행, 네덜란드의 슐드 데르 보흐 신작이 전시중이며 자체 선정 작가인 안효주가 네덜란드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나비의 대표적인 행사는 지난 2013년부터 진행중인 창작 플랫폼 ‘나비 해카톤’이다. ‘해카톤’은 ‘해킹하다’(Hack)와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제한된 시간에 소프트웨어 개발자, 디자이너, 아티스트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 제안부터 프로토타입의 제작·공유까지 완성하는 창작문화를 말한다. 지금까지 블록체인, 인공지능, 로보틱스 등 시대를 반영한 트렌디한 주제로 국내외 참가자들이 공유와 협업을 진행했다.
외부와의 다양한 협업도 나비의 강점이다. 올 하반기에는 서울대, 서울시도시데이터연구소 등과 콜라보 인공지능 기술로 작가들이 작품을 제작한다.
신진 미디어 아티스트 발굴 역시 아트센터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취업을 앞두고 있는 청년 미디어아티스트들을 대상으로 기술 지도 등 융복합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으며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젝트에 대한 디지털 아카이빙 작업을 차곡차곡 진행중인 아트센터 나비는 비디오 아트와 블록체인 기술 등을 활용한 뉴미디어아트 영역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혜인 큐레이터는 “아트센터 나비는 창제작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기술이 사회에 어떤 변화를 줄 것인가 등을 고민하며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테크놀로지를 실험하고 사회에 울림이 있는 메시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www.nabi.or,kr. 02-2121-1031.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