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광주비엔날레가 ‘상상된 경계들’을 주제로 지난 7일 개막했다. 바야흐로 지구가 한마을처럼 시공을 넘나드는 이 시대에, 아직 허물어뜨리지 못하고 여전히 영향력 있게 존재하는 우리 사는 세상의 경계들에 다시 주목해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경계라는 것은 어쩌면 인간이 금그어놓은 국가 영토 민족 외에도 꿈과 현실, 나와 타자, 개인과 사회의 욕망 등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벽과 선이라는 존재를 두고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과제이자 우리들의 숙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경계에 대한 예술가들의 크고 작은 외침이 교차하는 2018광주비엔날레 의 참여 작가 중 김민정(1962년~ )의 작품 ‘코너’(2018년 작)는 평면 위에 직접 색을 입힌 한지 띠들이 반대 방향에서 출발해 만나는 대각선 윤곽을 통해 ‘상상된 경계’를 가시화하고 있는 것 같아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품에서 작가 자신의 욕망, 공포, 노스탤지어, 억압이 풀리고 해결되는 다양한 감정을 긴장과 대비가 가득한 구도로 표현하고 있는 작가는 광주출신으로 1990년대 밀라노에서 수학한 후 현재 남프랑스 니스에서 작업하고 있는데 오랜 시간 이쪽과 저쪽 사이의 경계인이자 디아스포라였고 이방인인 셈이다.

고국과 고향을 그리워하면서 수행하듯이 한지를 자르고 향초를 이용해 태우며 그 한지조각들을 섬세하게 붙이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 작가는 “한지의 가장자리를 태우는 이유는 나에게 한이 많아서였을 것”이라면서 “작정을 하고 비우고 태워도 남을 수밖에 없는 그 자국들은 다시 풀로 붙이고 포개면서 채우고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광주비엔날레 정책기획실장·미술사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