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 DREAM 프로젝트] 제1부 저출산의 덫〈7〉 청년 주거 빈곤율 상승
2018년 03월 06일(화) 00:00 가가
가난한 청년들, 내 집은커녕 집 같은 집에 살고 싶다
광주시 북구에 사는 60대 후반 이모씨는 평생을 집 한 채 없이 떠돌았다. 아내와 자녀 셋을 데리고 40년 가까이 2∼3년마다 전세와 월세를 찾아 전전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이씨는 28세에 결혼해 30대엔 육아, 40∼50대엔 자녀교육에 매달리느라 집 장만할 여유가 없었다. 이제 자신의 집을 갖는 꿈은 포기했지만, 자녀들까지 ‘주포자’(주택 구입을 포기한 사람)의 삶을 대물림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씨처럼 60대 이상 집 없는 가구주가 광주·전남에만 15만(14만9772)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가구(129만6569)의 11.6%로, 10가구 중 1가구는 평생 집 한 채 없이 떠돌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주택보급률 110%인데…내집 없는 가구 40% 웃돌아
주택보급률 100%를 넘긴 지 오래다. 2016년 기준 광주의 주택보급률은 104.5%, 전남은 110.7%에 달한다. 가구수에 비해 주택이 남아돈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광주·전남의 경우 10가구 중 4가구 이상은 자기 집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주택보급률은 지난 2005년 100%를 넘긴(100.2%)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2014년 116.9%를 기록했다. 전남은 2014년 157.5%까지 치솟았다.
정부는 주택보급률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새로운 계산법을 도입해 주택보급률을 낮췄다. 새 계산법을 적용한 결과, 2016년 광주의 주택보급률은 104.5%, 전남은 110.7%로 조사됐다.
종전 계산법이든 새 계산법이든 광주·전남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어섰다.
그런데도 주택은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2012년 4만1806가구(광주 1만9584, 전남 2만2222), 2013년 2만8515가구(8454, 2만61), 2014년 2만8684가구(1만1056, 1만7628), 2015년 3만304가구(1만4673, 1만5631), 2016년 4만3779가구(2만2796, 2만983) 등 5년새 광주·전남에 17만3088가구가 공급됐다.
이 중 미분양은 2014년 3228가구(광주 247, 전남 2981), 2015년 2343가구(735, 1608), 2016년 1799가구(554, 1245) 등이 발생, 주택이 넘쳐나고 있다.
이처럼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고, 공급량도 늘어 미분양 물량까지 발생하는 데도 무주택가구는 40%를 웃돌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광주의 전체 가구수는 56만9372가구다. 이 중 무주택가구수는 24만4935가구(43%)로 나타났다. 전남은 72만7197가구 중 42%인 30만5935가구가 무주택가구였다. 10가구 중 4가구 이상은 집이 없어 전세나 월세로 사는 것이다.
무주택가구주의 연령대를 보면 광주의 경우 40대가 5만6808가구(23.2%)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5만5509가구(22.7%), 50대 4만7663가구(19.5%), 20대 이하 4만1926가구(17.1%), 60대 2만2398가구(9.1%) 순이었다. 전남은 50대 무주택가구주 비율이 20%(6만1250가구)로 가장 높았고, 40대(6만936, 19.9%), 30대(4만8769, 15.9%), 70대(4만362, 13.2%), 60대(3만8694, 12.6%), 20대 이하(2만8239, 9.2%)가 뒤를 이었다.
30·40대는 사회의 주축이지만, 자녀의 육아·교육비 탓에 가계가 쪼들리다보니 주택 구입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주택을 재산 증식 수단으로 활용하는 구조에 따라 한 가구가 여러 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아파트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서민들과 젊은층의 내집갖기는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거빈곤율 광주 6.9%, 전남 10.9%
사는 곳이 ‘집 아닌 집’이나 법으로 정해진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집에 사는 ‘주거빈곤’ 가구도 1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자 사는 청년층의 주거빈곤 문제는 다른 계층보다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광주에 거주하는 청년(20∼34세) 1인 가구의 주거빈곤율은 2000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5년 13.1%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북구가 23.4%로 가장 높았고, 이어 동구 14.5%, 서구 8.3%, 남구 7.8%, 광산구 3.6% 순이었다.
북구와 동구가 월등히 높은 것은 청년 취업이 늦어지면서 대학가 중심으로 청년 1인가구가 형성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남의 청년 1인가구 주거빈곤율은 11.1%였다. 신안이 54%로 전남 평균보다 4배가량 높았다. 함평 40.3%, 고흥 33.2%, 담양 26.8%, 장성 23.6%로 이들 지역은 2배를 웃돌았다. 반면 산업이 발달한 전남 동부지역(광양 2.3%, 여수 9.9%, 순천 11.1%)은 주거빈곤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청년층의 주거빈곤 특징은 고시원·옥탑방 등 ‘주택 이외의 거처’에 삶의 터전을 잡는 이들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95년에는 광주의 가구 중 고시원 등에 사는 비율은 0.2%(732가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년 뒤인 2015년에는 1.7%(9538가구)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청년가구의 고시원 등 주거는 4.5%(3847가구)였고, 청년 1인가구는 7.3%(6568가구)로 급등세를 보여주고 있다. 청년 1인가구 중 주거빈곤층이 밀집한 곳은 북구와 동구로 대학가였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
*광주일보 연중기획 I♥DREAM 프로젝트 ‘아이가 꿈이다’에서는 출생한 아이와 산모의 축하 사연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과 아이에게 들려주는 덕담, 태명에 얽힌 사연 등을 보내주시면 ‘출생 축하방’ 코너를 통해 소개해 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주택보급률 110%인데…내집 없는 가구 40% 웃돌아
주택보급률 100%를 넘긴 지 오래다. 2016년 기준 광주의 주택보급률은 104.5%, 전남은 110.7%에 달한다. 가구수에 비해 주택이 남아돈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광주·전남의 경우 10가구 중 4가구 이상은 자기 집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광주지역 주택보급률은 지난 2005년 100%를 넘긴(100.2%)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2014년 116.9%를 기록했다. 전남은 2014년 157.5%까지 치솟았다.
종전 계산법이든 새 계산법이든 광주·전남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어섰다.
이 중 미분양은 2014년 3228가구(광주 247, 전남 2981), 2015년 2343가구(735, 1608), 2016년 1799가구(554, 1245) 등이 발생, 주택이 넘쳐나고 있다.
이처럼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서고, 공급량도 늘어 미분양 물량까지 발생하는 데도 무주택가구는 40%를 웃돌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광주의 전체 가구수는 56만9372가구다. 이 중 무주택가구수는 24만4935가구(43%)로 나타났다. 전남은 72만7197가구 중 42%인 30만5935가구가 무주택가구였다. 10가구 중 4가구 이상은 집이 없어 전세나 월세로 사는 것이다.
무주택가구주의 연령대를 보면 광주의 경우 40대가 5만6808가구(23.2%)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5만5509가구(22.7%), 50대 4만7663가구(19.5%), 20대 이하 4만1926가구(17.1%), 60대 2만2398가구(9.1%) 순이었다. 전남은 50대 무주택가구주 비율이 20%(6만1250가구)로 가장 높았고, 40대(6만936, 19.9%), 30대(4만8769, 15.9%), 70대(4만362, 13.2%), 60대(3만8694, 12.6%), 20대 이하(2만8239, 9.2%)가 뒤를 이었다.
30·40대는 사회의 주축이지만, 자녀의 육아·교육비 탓에 가계가 쪼들리다보니 주택 구입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주택을 재산 증식 수단으로 활용하는 구조에 따라 한 가구가 여러 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아파트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서민들과 젊은층의 내집갖기는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거빈곤율 광주 6.9%, 전남 10.9%
사는 곳이 ‘집 아닌 집’이나 법으로 정해진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집에 사는 ‘주거빈곤’ 가구도 1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혼자 사는 청년층의 주거빈곤 문제는 다른 계층보다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광주에 거주하는 청년(20∼34세) 1인 가구의 주거빈곤율은 2000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5년 13.1%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북구가 23.4%로 가장 높았고, 이어 동구 14.5%, 서구 8.3%, 남구 7.8%, 광산구 3.6% 순이었다.
북구와 동구가 월등히 높은 것은 청년 취업이 늦어지면서 대학가 중심으로 청년 1인가구가 형성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남의 청년 1인가구 주거빈곤율은 11.1%였다. 신안이 54%로 전남 평균보다 4배가량 높았다. 함평 40.3%, 고흥 33.2%, 담양 26.8%, 장성 23.6%로 이들 지역은 2배를 웃돌았다. 반면 산업이 발달한 전남 동부지역(광양 2.3%, 여수 9.9%, 순천 11.1%)은 주거빈곤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청년층의 주거빈곤 특징은 고시원·옥탑방 등 ‘주택 이외의 거처’에 삶의 터전을 잡는 이들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95년에는 광주의 가구 중 고시원 등에 사는 비율은 0.2%(732가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년 뒤인 2015년에는 1.7%(9538가구)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청년가구의 고시원 등 주거는 4.5%(3847가구)였고, 청년 1인가구는 7.3%(6568가구)로 급등세를 보여주고 있다. 청년 1인가구 중 주거빈곤층이 밀집한 곳은 북구와 동구로 대학가였다.
/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
*광주일보 연중기획 I♥DREAM 프로젝트 ‘아이가 꿈이다’에서는 출생한 아이와 산모의 축하 사연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찍은 사진과 아이에게 들려주는 덕담, 태명에 얽힌 사연 등을 보내주시면 ‘출생 축하방’ 코너를 통해 소개해 드립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