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일부 군단위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중인 ‘부 읍·면장 직제’를 두고 존·폐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장흥군 등에 따르면 전남 지역 17개 군 가운데 현재 장흥과 무안, 강진, 구례, 영광군 등 5개 군이 부 읍·면장 직제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부 읍·면장 직제는 지난 1998년 IMF사태 이후 지방행정 구조조정을 이유로 폐지됐다가 2005년 12월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근거로 일부 지자체들이 도입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읍과 면의 총무담당(6급)이 부 읍·면장 자리를 겸임하는 방식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공무원의 사기 진작과 단체장 궐석 때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제도화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순기능과는 달리 일부 지역에서는 읍·면장과 부 읍·면장간에 불협화음의 소지를 만드는 것은 물론 같은 직제에 있는 계장 요원들간 갈등을 유발하는 등 공무수행에 역기능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별도로 부 읍·면장 직제가 있어 독립적 업무수행 기능을 가졌던 것과는 달리 현재 운영되는 직제는 ‘부’라는 이름만 달았을뿐 다른 계장 요원과 직급이 같고 다루는 본연의 업무는 동일해 상징적인 겸임자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읍·면장이 계장 요원들에 대한 사무분장 권한을 행사하는 규정상 단체장(군수)으로 부터 겸임발령을 받은 이들(부 읍·면장)에게는 사무분장을 할 수 없는 모순이 있어 일사불란한 업무수행에 장애가 되고 있다.

실제로 장흥군 A면의 경우 해당 면장이 조직활성화 차원에서 총무와 주민복지, 맞춤형복지, 산업, 재무담당 등 5개 자리 계장 요원들에 대한 순환 사무분장을 하려다 부면장을 겸임하고 있는 총무담당으로 인해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장흥군 인사관계자는 “현행 부 읍·면장 제도는 읍·면장을 보좌해 사무를 총괄하고 소속 공무원들을 지휘 감독하는 동시에 읍·면장의 횡포와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면서도 “읍·면장과 부 읍·면장간은 물론 다른 계장 요원들과의 갈등 요소가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지자체의 임의적 판단으로 운영하는 겸임제도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1998년 이전과 같이 별도의 법적 구속력을 지닌 직제를 만들어 시행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흥=김용기기자·중부취재본부장 ky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