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코인 등 암호 화폐라고 하는 가상화폐 논란이 뜨겁다. 정부의 거래소 폐지와 거래실명제 등 가상화폐 투기 근절 규제 방침에 비트 코인 가격이 크게 출렁인다는 뉴스는 “도대체 비트 코인이 무엇이길래?”하면서 관심 갖게 한다. 아무리 신문을 열독해도 가상화폐 개념은 잘 모르겠고,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하다. 마침 비트 코인에 투자했다는 후배를 만났는데 투자를 권유했던 몇 개월 전 열띤 분위기와 달리 “안보이거든 한강에 간 줄 알라”고 하소연한다.

2016광주비엔날레 참여 작가였던 호주출신의 니콜라스 망간(1979∼ )의 전시 작품 ‘성장의 한계’는 비트 코인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서기 1,000년경에 생긴 미크로네시아 야프(Yap)섬의 돌로 만든 공식 화폐 ‘라이(Rai)’의 이야기로 시작해 글로벌 암호화폐인 비트 코인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탐구하는 작품이었지만 당시에는 가상화폐 개념이 낯설어 이해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비디오는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라이 화폐를 보여주고, 대형 디지털 프린터에서는 일정량의 비트 코인이 채굴될 때마다 길게 이어진 롤 페이퍼 위에 돌 모양의 동전 이미지가 새로 인쇄되었다. 프린트에 들어가는 잉크나 종이, 비트 코인 채굴 장비 가동을 위해 사용된 에너지 비용도 암호화폐의 가치에 더해진다고 한다. 작가는 물질적인 부의 추상적인 시스템을 시각적인 화폐와 가치로 탐구하면서 동시에 그 이면에 존재하는 환경적 자취와 노동력을 이미지화 했다는 것이다.

지금 와 생각하니, 3년 전 오로지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비트 코인의 기능과 가치를 충분히 알고 지금의 젊은 세대들처럼 투자에 열 올렸다면 돈방석에 앉았을까? 이래저래 비트 코인은 우리에게 많은 고민과 질문을 던진다.

〈광주비엔날레광주폴리부장·미술사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