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조선대 문화학과 교수] 다문화 사회를 준비하며
2018년 01월 09일(화) 00:00 가가
2018년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재한 외국인에게 매우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제3차 ‘외국인 정책 기본계획’과 제3차 ‘다문화 가족 정책 기본계획’이 시행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2017년에 재한 외국인이 200만을 넘어 섰고,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절벽이 현실화되면서 해외의 인재를 국가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인구의 10%가 넘는 재한 외국인의 등장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기대할 수는 없다. 다양한 유형의 이민 정책을 시행한 바 있는 서유럽의 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체계적인 재한 외국인 관리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외국인 정책의 토대가 되는 ‘재한 외국인 처우 기본법’에 이어서 제정된 ‘다문화 가족 지원법’은 ‘다문화 가족’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법이다. 정부는 제3차 ‘다문화 가족 정책 기본계획’의 비전을 ‘참여와 공존의 열린 다문화 사회’로 설정하고, 차별 없는 다문화 사회 구현과 다문화 가족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5대 정책 과제를 설정하였다. 세부적으로 다문화 가족 정착지원, 결혼이민자 사회·경제적 참여 확대, 다문화 가족 자녀의 안정적 성장지원과 역량 강화, 상호 존중에 기반을 둔 다문화 수용성 제고, 협력적 다문화 가족 정책 운영을 위한 추진 체계 강화 등이다. 새로운 정책 과제를 통해서 다문화 가족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시행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처럼 다양한 외국인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외국인 정책의 방향은 명확하지 않다. 다수의 이민자를 수용한 바 있는 서유럽 국가들은 외국인 정책의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유럽의 외국인 정책에는 관용과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이 반영되어 있다. 차별을 금지하는 인본주의 정신에 따라서 서로를 인정하고 공존을 추구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서유럽이 추구한 다문화 정책이 실패했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다문화 정책의 실패를 고백한 바 있다. 특히 인권 선진국인 스위스에서는 이민자 유입을 통제하는 법안이 국민 투표에서 추인되었다. 이러한 결정은 솅겐 조약(Schengen agreement)을 위반할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었지만 스위스만의 돌출 행동이라기 보다는 이민자에 대한 서유럽 국가들의 정서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외국인들을 받아 들여야 할 상황이다. 다문화 정책이 바람직한 방향이고 공존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하여도 외국인 정책의 방향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구의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견되는 외국인의 수용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걱정이 앞선다.
제3차 ‘외국인 정책 기본계획’과 ‘다문화 가족 정책 기본계획’이 시행되는 시점에 가장 필요한 것은 외국인 정책의 지향점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외국인 정책에서 검증된 대안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제시될 수 있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른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를 기반으로 하되 사회 통합의 관점에서 보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결혼 이주민과 다문화 가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다문화 정책을 재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확대시켜야 한다. 특정 집단을 위한 시혜적 차원의 정책보다는 기본권 보장과 세계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다문화 정책이 다문화인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과 공유하는 정책이 되어야 한다.
다문화 정책이 다문화인을 주변인으로 인식하게 하는 정책이 되어서도 안 된다. 따라서 다문화인의 우수한 재능을 개발하고 노동시장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다문화인이 경험하는 문화적 충격과 의사소통 장애를 장점으로 바꾸어 줄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다문화인이 내세울 수 있는 재능이 이중 언어 능력이라는 점에서 특수 외국어 정책을 포함한 다양한 언어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된다면 다문화인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대학도 기업과 협력하여 다문화 가족의 입학을 장려하고 취업과 연계된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면 전 세계에 불어 닥친 한국어 열풍과 함께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다문화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시대의 요구에 맞게 설계된 ‘외국인 정책 기본계획’과 ‘다문화 가족 정책 기본계획’이 시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다문화 사회의 정착은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2017년에 재한 외국인이 200만을 넘어 섰고,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절벽이 현실화되면서 해외의 인재를 국가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인구의 10%가 넘는 재한 외국인의 등장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항상 긍정적인 결과만을 기대할 수는 없다. 다양한 유형의 이민 정책을 시행한 바 있는 서유럽의 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체계적인 재한 외국인 관리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제3차 ‘외국인 정책 기본계획’과 ‘다문화 가족 정책 기본계획’이 시행되는 시점에 가장 필요한 것은 외국인 정책의 지향점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외국인 정책에서 검증된 대안이 없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이 제시될 수 있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른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를 기반으로 하되 사회 통합의 관점에서 보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결혼 이주민과 다문화 가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다문화 정책을 재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확대시켜야 한다. 특정 집단을 위한 시혜적 차원의 정책보다는 기본권 보장과 세계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다문화 정책이 다문화인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과 공유하는 정책이 되어야 한다.
다문화 정책이 다문화인을 주변인으로 인식하게 하는 정책이 되어서도 안 된다. 따라서 다문화인의 우수한 재능을 개발하고 노동시장에서 차별받지 않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다문화인이 경험하는 문화적 충격과 의사소통 장애를 장점으로 바꾸어 줄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다문화인이 내세울 수 있는 재능이 이중 언어 능력이라는 점에서 특수 외국어 정책을 포함한 다양한 언어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된다면 다문화인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대학도 기업과 협력하여 다문화 가족의 입학을 장려하고 취업과 연계된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면 전 세계에 불어 닥친 한국어 열풍과 함께 대한민국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다문화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시대의 요구에 맞게 설계된 ‘외국인 정책 기본계획’과 ‘다문화 가족 정책 기본계획’이 시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이 지향하는 다문화 사회의 정착은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