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산 전복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막힌 중국 수출길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8일 전남도와 완도전복주식회사(이하 완도전복)에 따르면 완도전복은 최근 전남도 시장개척단과 함께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에서 현지 무역업체들과 수출 상담을 통해 완도산 전복 240만달러 상당의 수출에 합의했다.

완도전복은 싱가포르에 40만달러 상당의 전복통조림을 수출하기로 하고 견적서를 보낸 상태다. 또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각각 100만달러 상당의 냉동전복 수출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진행 중이다.

완도전복 측은 현지 반응과 합의 진행상황이 순조로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음달 전남도 시장개척단이 광저우·필리핀·베트남 수출 상담을 진행할 때 이들 바이어를 다시 만나 수출 계약의 진전을 바라고 있다.

완도전복은 특히 홍콩과 함께 통조림 시장 중심지로 알려진 싱가포르에 진출할 수 있게 된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싱가포르에서는 뉴질랜드와 호주산 전복을 선호하는데 사전에 현지 반응을 조사한 결과 완도전복 통조림의 품질이 그에 버금간다는 호평을 받았다.

김형수 완도전복 사장은 “완도 전복은 청정바다에서 미역과 다시마만을 먹여 길러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것”이라며 “이번 시장 개척에서 완도전복의 안전성에 마케팅을 집중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산과 같은 종인데도 한국산의 가격이 비싸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완도전복은 맛, 품질, 양식환경 등의 차별성을 강조하면서 현지 바이어들을 설득하고 초기 판촉인 점을 고려해 원가를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

그동안 테스트 또는 시식용 등으로 소량씩 수출되기는 했으나 완도산 전복이 컨테이너에 실려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 사례는 아직 없다. 앞서 지난 6월 310만달러 상당의 냉동전복을 컨테이너(40TEU)에 첫 선적해 캐나다로 수출했다.

완도전복은 사드 영향 등으로 지난 1월 수출이 끊긴 중국 시장을 일부나마 대체할 곳으로 동남아 시장을 보고 있다.

김 사장은 “몇 년간 전복 생산량은 늘었지만, 국내 수요는 한계에 부딪혀 수출을 활성화해야만 수급이 맞는 상황”이라며 “판로를 개척하지 않으면 가격 하락으로 어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한국 전복을 대표해 수출길을 트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 여파로 중국 시장이 막히면서 시장 다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며 “수출길 개척은 까다롭고 위험이 따른다. 첫 수출이 성사되면 물류비 지원 등 시장 개척에 따른 인센티브가 주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완도전복은 전국 최대 전복 생산지인 완도의 어민, 수협, 자치단체 등의 출자로 2009년 출범했다.

/박정욱기자 jwpark@

/완도=정은조기자·서부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