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청년을 말하다] <6> 고민 들어주는 남자 정가온씨
2017년 07월 12일(수) 00:00 가가
“고민 나누면 새로운 꿈이 보입니다”
청년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정가온씨가 진행하는 토크쇼 ‘고민 툭 고민 talk’는 광주 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열린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청년들의 고민을 듣는 청년이 있다. ‘고들남(고민 들어주는 남자)’ 정가온 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대체 어떠한 사연으로 청년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다니기 시작한 걸까.
“어느 순간 삶이 너무 힘들었어요. 나만 이렇게 힘든 걸까 고민을 하다 다른 청년들의 고민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한창 방황했던 시기에 그는 다소 생뚱맞게도 남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대한민국 청년 1000명 고민 듣기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지금까지 전국을 누비며 100여 명의 청년들을 직접 만나 고민을 들었다.
“청년들 고민은 참 다양했어요. 가족문제, 이성문제, 대인관계, 취업문제, 진로문제, 퇴사문제 등 참 많은 고민을 듣게 되었습니다.”
물론 고민을 듣고 다니는 그도 청년들에게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항상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위로하려고 하다 보니 꾸준히 연락이 오고 있다고 했다.
신청은 오직 SNS를 통해서만 받는다. 연락처는 물론이고 심지어 이름조차 물어보지 않고 고민 듣기를 진행하고 있다. 이름과 연락처를 상대방이 알고 있으면 혹시나 내 고민이 알려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청년들을 위한 배려에서다.
정씨는 실용 음악과에서 드럼을 전공한 음악가다. 석사학위까지 받은 그는 음악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다며 다른 직업을 찾아 떠나는 동료 음악가들을 숱하게 봐왔다. 그도 역시 음악만으로는 생계유지가 힘들어 다른 길을 모색하다 공연기획자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광주 세계청년축제 기획단을 시작으로 다양한 축제 기획단에 참여하여 행사를 기획했지만 먹고 살기 위하여 선택한 그 직업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기만 했었다.
그렇게 기획자의 길에서 멀어지는 듯 싶었던 그가 최근에 다시 기획을 하기 시작했다. 그 전과 차이가 있다면 이제는 하고 싶고 관심이 가는 분야의 기획을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정확히 아는 청년일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제 마음이 끌리는 일들에 대해 기획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블라인드 토크쇼 ‘고민 툭 고민talk’이라는 행사가 생겨났다. 토크쇼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없을까 고민하다 안대를 쓰고 행사를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과연 사람들과 고민을 나누러 오는 청년이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잠시. 지난달까지 총 세 번의 토크쇼가 진행됐고 40여 명의 청년들이 참여했다.
“걱정과 달리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너무 높았고, 세 번의 행사에 모두 참여하는 청년까지 있었어요. 처음 행사를 기획했던 의도가 청년들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곳이 많이 부족하니 우리가 그런 자리를 만들어 주자였는데 행사가 진행될수록 이런 자리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고 있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항상 피드백 자료를 받는다는 그는 참여자들의 반응을 접하고 나서야 처음에 반신반의했던 자신의 행사에 대한 확신이 생기게 됐다.
이렇게 정씨의 마음이 끌리는 ‘고민’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기획을 하다 보니 좋은 파트너도 많이 생겼다. 서울·경기지역에서 고민 듣기를 해주는 청년이 생겼고, 함께 토크쇼를 진행하는 팀원과 고정 패널도 있다.
그는 앞으로 고민이라는 키워드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다. ‘고민 툭 고민talk’ 토크쇼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영상 콘텐츠인 고민 TV도 제작 중에 있다. 비용 마련을 위해 다른 행사 기획을 진행할 뿐만 아니라 광주청년센터,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등 각종 기관의 지원사업에도 이미 선정됐다.
“저도 제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었습니다. 기획일은 저랑 맞지 않다고 생각했고, 음악만 바라보고 왔던 저는 특별히 잘하는 것 또한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청년들의 고민을 듣고 다니다가 마음이 끌리는 ‘고민’이라는 콘텐츠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행사를 만드는 기획자가 아닌 ‘청년들의 고민을 끌어내는 행사’를 만드는 기획자로 성장해나가고 싶습니다.”
고민이 많아서 시작했던 고민 듣기 프로젝트로 인해 새로운 꿈이 생겼다는 그는 앞으로도 청년들의 고민을 듣기 위해 전국 곳곳을 찾아다닐 예정이다.
‘세상에 사소한 고민은 없다’라 외치는 그를 만나기 위해서는 페이스북에 ‘고민 들어주는 남자’를 검색하면 된다.
/김태진 청년기자 oneotbman@naver.com
-청년문화공간 ‘동네줌인’대표
-움직이는 스튜디오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어느 순간 삶이 너무 힘들었어요. 나만 이렇게 힘든 걸까 고민을 하다 다른 청년들의 고민이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한창 방황했던 시기에 그는 다소 생뚱맞게도 남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대한민국 청년 1000명 고민 듣기 프로젝트’를 기획했고 지금까지 전국을 누비며 100여 명의 청년들을 직접 만나 고민을 들었다.
물론 고민을 듣고 다니는 그도 청년들에게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해줄 수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항상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위로하려고 하다 보니 꾸준히 연락이 오고 있다고 했다.
신청은 오직 SNS를 통해서만 받는다. 연락처는 물론이고 심지어 이름조차 물어보지 않고 고민 듣기를 진행하고 있다. 이름과 연락처를 상대방이 알고 있으면 혹시나 내 고민이 알려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청년들을 위한 배려에서다.
“다양한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정확히 아는 청년일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제 마음이 끌리는 일들에 대해 기획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블라인드 토크쇼 ‘고민 툭 고민talk’이라는 행사가 생겨났다. 토크쇼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없을까 고민하다 안대를 쓰고 행사를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과연 사람들과 고민을 나누러 오는 청년이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잠시. 지난달까지 총 세 번의 토크쇼가 진행됐고 40여 명의 청년들이 참여했다.
“걱정과 달리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너무 높았고, 세 번의 행사에 모두 참여하는 청년까지 있었어요. 처음 행사를 기획했던 의도가 청년들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곳이 많이 부족하니 우리가 그런 자리를 만들어 주자였는데 행사가 진행될수록 이런 자리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고 있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항상 피드백 자료를 받는다는 그는 참여자들의 반응을 접하고 나서야 처음에 반신반의했던 자신의 행사에 대한 확신이 생기게 됐다.
이렇게 정씨의 마음이 끌리는 ‘고민’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기획을 하다 보니 좋은 파트너도 많이 생겼다. 서울·경기지역에서 고민 듣기를 해주는 청년이 생겼고, 함께 토크쇼를 진행하는 팀원과 고정 패널도 있다.
그는 앞으로 고민이라는 키워드로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다. ‘고민 툭 고민talk’ 토크쇼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영상 콘텐츠인 고민 TV도 제작 중에 있다. 비용 마련을 위해 다른 행사 기획을 진행할 뿐만 아니라 광주청년센터,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등 각종 기관의 지원사업에도 이미 선정됐다.
“저도 제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었습니다. 기획일은 저랑 맞지 않다고 생각했고, 음악만 바라보고 왔던 저는 특별히 잘하는 것 또한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청년들의 고민을 듣고 다니다가 마음이 끌리는 ‘고민’이라는 콘텐츠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행사를 만드는 기획자가 아닌 ‘청년들의 고민을 끌어내는 행사’를 만드는 기획자로 성장해나가고 싶습니다.”
고민이 많아서 시작했던 고민 듣기 프로젝트로 인해 새로운 꿈이 생겼다는 그는 앞으로도 청년들의 고민을 듣기 위해 전국 곳곳을 찾아다닐 예정이다.
‘세상에 사소한 고민은 없다’라 외치는 그를 만나기 위해서는 페이스북에 ‘고민 들어주는 남자’를 검색하면 된다.
/김태진 청년기자 oneotbman@naver.com
-청년문화공간 ‘동네줌인’대표
-움직이는 스튜디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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