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이 열릴 때면 그야말로 문전성시예요. 가게 앞에다 좌판을 깔고 장사를 해야 될 정도니까요.”

광주 대인시장에서 드립 커피전문점 ‘부스 커피’를 운영하는 청년상인 채실아(27) 대표는 매주 토요일 저녁에 열리는 별장이 장사에 도움이 되는지 묻는 질문에 “인파가 몰려드니까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골목 한 켠에 어떻게 보면 어울리지 않은 폼의 커피 전문점이 자리잡은 것은 지난해 5월. 채 대표는 나만의 가게를 꿈꾸다 대인시장과 인연을 맺어 창업했다. 그 때쯤 인근 동명동 카페거리가 젊은이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때라 그 곳에 창업할까도 생각했지만 조금 특별한 공간을 구성해보겠다는 야심과 상권분석을 거쳐 첫 가게로 이 곳을 택했다.

아버지의 추천도 있었지만 상반된 개념에서 이색적이고 독특한 분위기를 내는 컨셉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설명이다.

창업부터 현재의 성공까진 사업 파트너이자 남자 친구인 국찬우(27)씨의 도움이 컸다. 국씨는 창업 준비부터 가게 디자인, 메뉴 선정까지 모든 것을 상의하며 든든한 지원군이 돼 주었다.

채 대표는 “매주 토요일 별장때면 각종 이벤트가 벌어지고 분위기가 더 시끌벅적하고 재밌어져 손님들이 몰릴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시장 구경차 오셨다가 단골손님이 된 분들이 많으니 별장은 고마운 존재”라고 말했다.

채 대표는 “대인시장안에 있는 카페라 신기하고 독특한 공간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주차 등 접근성이 좋지않고 어수선한 분위기여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런만큼 독특한 메뉴로 승부하고 SNS 홍보도 강화해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스 커피라는 공간이 어릴적 추억이나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으로 기억돼 오랫동안 자주 찾아와 주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부스 커피라는 가게 이름의 탄생비화도 공개했다. 창업 당시 인기리에 방송됐던 ‘태양의 후예’와 연관된다는 것. 카페이름을 짓지 못하고 고심하던 때 드라마에 자주 등장했던 ‘BOSS’라는 대사에 착안,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보스가 작은공간을 의미하는 부스(Booth)가 되었다는 것이다.

채 대표는 시장 내에서 살아남은 청년상인 점포가 많은 편은 아니라고 솔직한 이야기를 꺼냈다. 사업 노하우가 없다보니 장기적인 구상을 하기 어렵다는 것. 그러나 철저히 준비하고 전문성을 갖춘다면 꿈을 이루기에 충분한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콘텐츠인것 같다. 독특한 분야를 선점하고 전문가적 자질을 갖춰 주변상인이나 손님들에게 소통할 수 있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에는 요식업 분야의 창업에 제약을 많이 두고 있는 것 같다” 며 “이공계 중심의 벤처창업 지원도 좋지만 분야에 상관없이 꼭 도움이 필요한 곳에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선택과 집중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년상인들도 무작정 금전적인 도움만 바랄 것이 아니라 기관에서 진행하는 교육이나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채 대표는 전통시장 청년상인들에 대해 아쉬운 평가도 남겼다. 행사나 이벤트가 집중돼있는 야시장에만 손님들이 몰리고 평일이나 낮 시간에는 상대적으로 침체된다는 것이다. 그가 일요일을 제외하곤 매일 영업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전통시장에 기획점포만 늘릴것이 아니라 평상시 활기를 띠게할 시장 활성화에 대한 획기적인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대성기자bigkim@

/사진=최현배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