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하게 얘기하라’, ‘돈에 쫓기지 말라’, ‘열심히 뛰어라’

서은아씨가 후배 탈북민들에게 들려주는 한국 정착 3계명이다.

은아씨는 탈북후배들을 자주 만난다. 밥 한끼 사주며 꼭 하는 말이 ‘당당하게 얘기하라’는 것이다. 말투가 다른 탓에 처음 만난 남한 사람이면 누구나 ‘중국에서 왔냐’고 되묻는단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러니 ‘나를 무시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한국 생활이 익숙해지면서 알게 됐다. 아무 뜻없이 그냥 물어본 말이었다는 것을. ‘쌀독에서 인심난다’고 자신의 사정이 어려우니 왜곡해서 듣게 됐다는 것이다. 지금은 안다. 질문의 의도가 나와 얘기해보고 싶고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말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숨길 필요없이 당당하게 대답하라고 조언했다. 당당하게 말하면 북한에서 온 게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도움받을 수도 있다면서.

“돈에 쫓기지 말라”고도 했다. 상당수 탈북민은 돈이 급한 나머지 아무 일이나 하려고 하는데 그러지 말라는 것이다. 조금 늦더라도 심사숙고해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으라고 권했다. 돈이 급하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라고 했다. 절대 유흥업소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했다. 헤어나오지 못하면 몸도 버리고 삶도 버리게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북한과 달리 한국은 뛰는만큼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했다. 그녀는 기초생활수급 등 정부 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라고 했다. 자칫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며 경계했다. 조금 어렵더라도 자립심을 기르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나주=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