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미래다] <11> 귀농 정경모, 김소영 부부
2017년 03월 08일(수) 00:00 가가
“젊은이들 외면하는 농업, 미래 비전 보이겠다”
정경모(오른쪽)씨와 김소영씨가 보성군 조성면 봉능리 자신들이 운영하는 토마토 시설재배 하우스에서 직접 수확한 토마토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최현배기자 choi@kwangju.co.kr
7년여 전 고향에 내려와 토마토 농사로 정착한 정경모(38·보성군 조성면)씨와 김소영(여·37)씨 부부는 귀농을 통해 도·농 격차해소와 청년실업의 해법을 제시하면서 예비 귀농인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이들 부부는 보성군 조성면 봉능리에서 토마토 재배와 딸기 체험장을 운영하면서 한 해 평균 1억5000만∼2억 원의 고수익을 올리는 청년농업인이다. 이 마을이 고향인 정씨는 중학교를 마친 뒤 상경했다. 이후 서울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뒤 소프트웨어 저작권 관련 회사에 입사했다.
하지만 직장생활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회사 특성상 밤낮을 가리지 않은 업무 탓에 지친 일상 속 스트레스는 갈수록 쌓여갔다. 고단한 삶에 회의를 느낀 정씨는 입사한 지 4년여 만에 고향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로 한 뒤 아내와 상의 끝에 귀농을 결심했다.
그러나 평온하고 소박한 일상을 꿈꾸며 귀농한 이들 부부에게 농촌의 현실은 쉽게 넘기 힘든 벽과 같았다. 농사에 대해선 거의 문외한 수준이었고 귀농자금도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정씨는 전남도와 보성군, 농촌진흥청 등에서 주관하는 귀농인정착 프로그램을 찾아다닌 끝에 토마토 재배를 해보기로 마음을 굳혔다.
보성에서 토마토 재배를 첫 시작한데다, 마을에 토마토를 재배하는 농가가 많아 재배방법 등에 대한 도움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정씨 부부는 마을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면서 재배방식·양분공급법 등을 하나하나 배우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 부부는 자본 등을 감안, 4628㎡(1400평)을 매입한 뒤 토마토 재배를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첫 해 매출 1억원을 시작으로, 현재는 2억여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귀농한 지 첫해부터 억대 연봉 대열에 들어서는 등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이들 부부가 귀농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재배작물 선택부터 재배방법, 판로개척(직거래) 등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한 노력 덕분이다.
특히 농촌체험장을 운영하면서 자신들이 재배한 작물에 대해 신뢰성을 높이고 직거래를 통해 저가 판매에 나서는 등 소비자와 대면접촉을 늘린 점도 주요했다.
이 같이 이들 부부의 귀농 성공정착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한 해 평균 500명 이상의 예비 귀농인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정씨는 “(제) 집을 찾아오신 분들에 한 해 최소 하루 이상 이곳에 머무르도록 하면서 일을 시키는데, 10명 중 9명은 다음날 바로 짐을 싼다”면서 “단순한 호기심으로 귀농을 결심해선 안 된다. 귀농 전엔 내가 그곳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명확히 정한 뒤 귀농 후엔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들 부부에겐 한 가지 큰 꿈이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외면당하는 농업에서 미래비전을 찾아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정씨는 “아내가 귀농한 뒤 순천지역 한 요리프로그램 강의를 받으러 다닌 적이 있는데, (아내가) 농사 짓는다는 것을 안 참가자들이 말 섞기를 거부했다”면서 이후 “일 할 땐 열심히, 놀 땐 고급승용차 몰고 다니면서 ‘농촌에 사는 젊은이들도 남부럽지 않게 사는구나’ 하는 말을 듣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 부부의 미래비전은 확고하다. 농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로잡고 농촌의 미래도 밝다는 점을 분명히 일러주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2014년부터 연 매출의 1%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농촌 젊은이들도 고수익자이면서 기부도 하는 등 자부심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서다.
또 최근 토마토 시설하우스 주변 부지 9917.3㎡(3000평)를 매입했는데, 이곳에 농촌문화를 보고 배우며 뛰놀 수 있는 농촌문화 체험장을 건립·운영할 계획이다.
정씨는 “도시에 살면서 벼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어린 아이들이 많다. 이들 학생들에게 농촌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심어주고 농업에 미래가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면서 “농사는 땀흘린 만큼 보답해준다. 열심히 제 할 일 하면서 지내면 그곳이 농촌이든, 도시든 의미가 없다는 점을 깨우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행기자 golee@kwangju.co.kr
/보성=김용백기자 kyb@kwangju.co.kr
이들 부부는 보성군 조성면 봉능리에서 토마토 재배와 딸기 체험장을 운영하면서 한 해 평균 1억5000만∼2억 원의 고수익을 올리는 청년농업인이다. 이 마을이 고향인 정씨는 중학교를 마친 뒤 상경했다. 이후 서울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뒤 소프트웨어 저작권 관련 회사에 입사했다.
그러나 평온하고 소박한 일상을 꿈꾸며 귀농한 이들 부부에게 농촌의 현실은 쉽게 넘기 힘든 벽과 같았다. 농사에 대해선 거의 문외한 수준이었고 귀농자금도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정씨는 전남도와 보성군, 농촌진흥청 등에서 주관하는 귀농인정착 프로그램을 찾아다닌 끝에 토마토 재배를 해보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 과정에서 이들 부부는 자본 등을 감안, 4628㎡(1400평)을 매입한 뒤 토마토 재배를 시작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첫 해 매출 1억원을 시작으로, 현재는 2억여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농촌체험장을 운영하면서 자신들이 재배한 작물에 대해 신뢰성을 높이고 직거래를 통해 저가 판매에 나서는 등 소비자와 대면접촉을 늘린 점도 주요했다.
이 같이 이들 부부의 귀농 성공정착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한 해 평균 500명 이상의 예비 귀농인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정씨는 “(제) 집을 찾아오신 분들에 한 해 최소 하루 이상 이곳에 머무르도록 하면서 일을 시키는데, 10명 중 9명은 다음날 바로 짐을 싼다”면서 “단순한 호기심으로 귀농을 결심해선 안 된다. 귀농 전엔 내가 그곳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명확히 정한 뒤 귀농 후엔 끊임없는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들 부부에겐 한 가지 큰 꿈이 있다. 많은 젊은이들이 외면당하는 농업에서 미래비전을 찾아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정씨는 “아내가 귀농한 뒤 순천지역 한 요리프로그램 강의를 받으러 다닌 적이 있는데, (아내가) 농사 짓는다는 것을 안 참가자들이 말 섞기를 거부했다”면서 이후 “일 할 땐 열심히, 놀 땐 고급승용차 몰고 다니면서 ‘농촌에 사는 젊은이들도 남부럽지 않게 사는구나’ 하는 말을 듣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 부부의 미래비전은 확고하다. 농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로잡고 농촌의 미래도 밝다는 점을 분명히 일러주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2014년부터 연 매출의 1%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농촌 젊은이들도 고수익자이면서 기부도 하는 등 자부심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서다.
또 최근 토마토 시설하우스 주변 부지 9917.3㎡(3000평)를 매입했는데, 이곳에 농촌문화를 보고 배우며 뛰놀 수 있는 농촌문화 체험장을 건립·운영할 계획이다.
정씨는 “도시에 살면서 벼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어린 아이들이 많다. 이들 학생들에게 농촌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심어주고 농업에 미래가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면서 “농사는 땀흘린 만큼 보답해준다. 열심히 제 할 일 하면서 지내면 그곳이 농촌이든, 도시든 의미가 없다는 점을 깨우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행기자 golee@kwangju.co.kr
/보성=김용백기자 kyb@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