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하는 것만 반복해서 찾아가는 ‘우물을 파는 영혼’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것을 찾아 헤매는 ‘여행을 하는 영혼’이 되라.”

탈북학생 전담 코디네이터 안수진씨가 후배 탈북민들에게 전한 조언이다. ‘북한에서는 이랬는데’라는 고정관념에 빠져있지 말라는 충고다. 수진씨는 “모난 성격이 북한에서는 통했을지 몰라도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난 성격으로 살지 말고 아프더라도 모서리를 깎아 둥글둥글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프더라도 스스로 모난 성격을 깎고 다듬어 한국사람과 동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가졌던 생각을 버리고 갓난 아이의 마음으로 새롭게 적응해 나가라고 권했다.

그는 또 “북한사람끼리만 놀지 말라”고 했다. 끼리끼리 있으면 편할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것은 없단다.

한국사람들을 많이 만나보라고 조언했다. 많이 만나봐야 분별력이 생기고, 분별력이 있어야 좋은 사람들과 자주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의할 점은 보통의 한국사람은 탈북민들이 궁금할 뿐이지 무한한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항상 도와줄 것이라는 착각은 금물이다는 경고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도 했다. 탈북민 대다수는 브로커 비용, 북한에 있는 가족 부양비 탓에 조급해한다. 돈이 급한 나머지 다단계의 유혹에 쉽게 빠져든다. 하지만 공짜는 없단다. 자기 노력으로 한땀한땀 꿰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천=박정욱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