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산마을은 광주시 서구 양3동 나지막한 고개에 자리잡고 있다. 마을 모양이 스님들이 쓰는 공양그릇 ‘바리’를 엎어놓은 모습이라고 해서 발산(鉢山)이란 이름이 붙어졌다.

해방 전까지는 약 20∼30가구가 모여살던 곳이었다. 1950년대 6·25전쟁이 일어난 이후 광주천을 따라 피난민촌이 형성되며 인구가 늘기 시작했다. 1970년대 광주천 둑길공사로 천변 움막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산비탈로 올라와 집을 지으며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마을이 가장 성황을 이룬 시기는 1960∼70년대였다. 광주천 너머에 자리한 전남방직, 일신방직이 호황을 이루며 전국에서 찾아온 여공들의 기숙사 역할을 했다. 전남방직 여공숙소를 비롯해 임대료가 싼 방을 찾아 모여든 여공들이 마을에 터를 잡았다.

하지만 1980년대 방직산업이 쇠퇴하면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일자리를 찾아 젊은층은 떠나갔고 빈집이 늘어갔다. 2015년 당시 2232세대 5474명이 거주하고 있었지만 1인 세대가 740세대에 달했고 버려진 집은 21채였다.

발산마을을 지탱하는 힘은 강한 공동체 의식이었다. 마을 주민 70%가 30년 이상 거주하는 등 대부분 토착민으로 구성돼있다. 예전처럼 활기있는 마을 만들고자 하는 주민 염원은 광주시와 정부 지원을 이끌어냈다.

2015년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2년간 10억을 지원하는 창조문화마을 조성 사업 대상지로 선정했고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는 2018년까지 56억원을 투입해 생활여건을 개선하는 새뜰마을사업을 진행한다.

지역예술가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B’팀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마을미술프로젝트’에 2014∼2015년 연속 선정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