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미래다 <2> ‘청춘발산’
2017년 01월 04일(수) 00:00 가가
“유명 관광지보다 청년·주민 소통하는 마을이면 족해요”
광주 대표적인 낙후지역이었던 광주시 서구 양3동 발산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청춘발산’팀.
광주에서 대표적인 낙후 지역으로 꼽히던 광주시 서구 양3동 발산마을은 최근 활력이 넘치는 마을로 변모하고 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마을길,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는 청춘빌리지, 디지털 카메라를 든 경로당 어르신들. 곳곳에서 젊음이 묻어나왔다.
주민들과 함께 발산마을을 바꾸고 있는 ‘청춘발산’팀의 결과물들이다.
청년 약 2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청춘발산’은 지난 2015년 광주시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현대자동차가 발산 창조문화마을사업을 추진하며 꾸려졌다. 사업을 주관하는 사회적기업 ‘공공미술프리즘’을 주축으로 지역 문화예술기획사 ‘데블스(주)’, 콘텐츠개발단체 ‘답지’, 사진팀, 서포터즈가 참여하고 있다.
손명은(여·28) 공공미술프리즘 매니저는 “2015년은 벽화 등을 통해 마을 외양가꾸기에 주력했다면 지난해는 청년활동가들을 모집하고 주민 공동체 프로그램 개발에 중점을 뒀다”며 “올해는 청년들이 실질적으로 거주하며 이익을 창출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갈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청춘발산’은 지난해까지 추진했던 사업을 바탕으로 올해는 더욱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마을 어르신들이 찍은 사진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마을 사진전시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전시관은 서구와 협의해 빈집을 활용할 예정으로, 지역 어르신들이 상주하며 방문객들에게 마을을 소개하는 등 안내센터 역할이다.
온라인 부문도 눈에 띈다. 현재 발산마을을 소재로 한 모바일게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곳곳에 자리잡은 집들을 모티브로 이르면 올해 초 만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개설한 홈페이지(balsanvillage.com) 콘텐츠도 더욱 꽉 채운다. 주민·마을·프로그램에 대한 소개 뿐 아니라 사진, 동영상도 제공해 홈페이지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또 청춘빌리지에서 운영하는 카페에서 마을 주민들이 직접 만든 매실·쑥청을 재료로 시범적으로 선보였던 청춘발산할매음료도 본격적인 판매 채비를 갖춘다. 정식으로 주민들에게 청 생산을 요청해 판매할 계획이다.
‘청춘발산’이 이러한 계획을 세울 수 있기까지는 주민 공감대 조성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2015년 마을가꾸기 사업 당시 벽에 페인트칠을 하던 모습을 본 주민들은 ‘쓸 데 없는데 돈을 쓴다’며 부정적 시선을 보내기도 했었다.
청년들은 일일이 각 집을 방문해 사업을 설명하고 참여를 유도했다. 마을 중심에 자리한 ‘108계단’을 알록달록 색칠하고 각종 공연을 여는 발산광장을 조성했다. 마을 외양이 변하자 주민들도 조금씩 변했다. 계단을 기준으로 윗마을과 아랫마을이 나뉘었던 발산마을은 광장을 중심으로 하나로 뭉쳤다. 이젠 공연 등 행사가 열리는 날이면 ‘도와줄게 없냐’며 먼저 물어보고 식사 준비도 도맡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다섯차례 열린 이웃캠프가 큰 도움이 됐다. 청년들은 1박2일간 주민집에 머물며 이야기를 나누고 한밥상을 먹으며 한가족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데블스팀은 ‘마을집밥&민박체험’을 기획했다. 사전에 신청하면 주민들이 텃밭에서 가꾼 채소로 손맛을 담은 밥상을 차려낸다. 입소문이 퍼지며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자주 이용하고 있다.
또한 김다혜(여·25)·남요셉(26)·최한솔(22)씨로 구성된 사진팀은 주민들 취미를 바꿔놓았다. 경로당에 모이면 화투만 쳤던 주민들은 청년들이 제공한 카메라를 들고 마을과 이웃들을 렌즈에 담기 시작했다. 처음엔 ‘무슨 사진을 찍냐’며 손사레 치던 마을 어르신들은 자신이 사는 집, 동네 꽃밭 등 가까운 곳부터 찍으며 흥미를 붙였다. 지난해 10월 열렸던 함평국화축제에 갔을 때도 주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카메라를 멨다. 마을사진전시관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김다혜씨는 “처음에는 핸드폰 카메라도 안 쓰시던 어르신들이 지금은 전시관을 운영하겠다고 말하자 보람을 느꼈다”며 “조형물 등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는 진짜 주민들과 어울리며 재미를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청춘발산’은 이름 그대로 청년들이 모여들어 시끌벅적하고 활기가 넘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목적이다.
“저희들은 발산마을이 유명한 관광지가 되는 걸 원치 않습니다. 그저 청년들과 주민들이 어우러지며 생기있는 마을을 만들고 싶어요. 저희 때문에 주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즐거움을 느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하게 재미를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데블스 신준섭·김영빈)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
주민들과 함께 발산마을을 바꾸고 있는 ‘청춘발산’팀의 결과물들이다.
손명은(여·28) 공공미술프리즘 매니저는 “2015년은 벽화 등을 통해 마을 외양가꾸기에 주력했다면 지난해는 청년활동가들을 모집하고 주민 공동체 프로그램 개발에 중점을 뒀다”며 “올해는 청년들이 실질적으로 거주하며 이익을 창출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갈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청춘발산’은 지난해까지 추진했던 사업을 바탕으로 올해는 더욱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마을 어르신들이 찍은 사진 작품을 상설 전시하는 마을 사진전시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전시관은 서구와 협의해 빈집을 활용할 예정으로, 지역 어르신들이 상주하며 방문객들에게 마을을 소개하는 등 안내센터 역할이다.
‘청춘발산’이 이러한 계획을 세울 수 있기까지는 주민 공감대 조성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2015년 마을가꾸기 사업 당시 벽에 페인트칠을 하던 모습을 본 주민들은 ‘쓸 데 없는데 돈을 쓴다’며 부정적 시선을 보내기도 했었다.
청년들은 일일이 각 집을 방문해 사업을 설명하고 참여를 유도했다. 마을 중심에 자리한 ‘108계단’을 알록달록 색칠하고 각종 공연을 여는 발산광장을 조성했다. 마을 외양이 변하자 주민들도 조금씩 변했다. 계단을 기준으로 윗마을과 아랫마을이 나뉘었던 발산마을은 광장을 중심으로 하나로 뭉쳤다. 이젠 공연 등 행사가 열리는 날이면 ‘도와줄게 없냐’며 먼저 물어보고 식사 준비도 도맡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다섯차례 열린 이웃캠프가 큰 도움이 됐다. 청년들은 1박2일간 주민집에 머물며 이야기를 나누고 한밥상을 먹으며 한가족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데블스팀은 ‘마을집밥&민박체험’을 기획했다. 사전에 신청하면 주민들이 텃밭에서 가꾼 채소로 손맛을 담은 밥상을 차려낸다. 입소문이 퍼지며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자주 이용하고 있다.
또한 김다혜(여·25)·남요셉(26)·최한솔(22)씨로 구성된 사진팀은 주민들 취미를 바꿔놓았다. 경로당에 모이면 화투만 쳤던 주민들은 청년들이 제공한 카메라를 들고 마을과 이웃들을 렌즈에 담기 시작했다. 처음엔 ‘무슨 사진을 찍냐’며 손사레 치던 마을 어르신들은 자신이 사는 집, 동네 꽃밭 등 가까운 곳부터 찍으며 흥미를 붙였다. 지난해 10월 열렸던 함평국화축제에 갔을 때도 주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카메라를 멨다. 마을사진전시관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김다혜씨는 “처음에는 핸드폰 카메라도 안 쓰시던 어르신들이 지금은 전시관을 운영하겠다고 말하자 보람을 느꼈다”며 “조형물 등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는 진짜 주민들과 어울리며 재미를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청춘발산’은 이름 그대로 청년들이 모여들어 시끌벅적하고 활기가 넘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목적이다.
“저희들은 발산마을이 유명한 관광지가 되는 걸 원치 않습니다. 그저 청년들과 주민들이 어우러지며 생기있는 마을을 만들고 싶어요. 저희 때문에 주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즐거움을 느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하게 재미를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데블스 신준섭·김영빈)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