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평은 전남의 고도(古都) 나주와 일제강점기 이후 새로운 중심도시로 거듭난 광주를 잇는 위치에 있다. 남평은 나주보다 오히려 광주 쪽에 더 붙어있으며, 화순 도곡과 바로 연접해 있다. 남평은 1914년 일제에 의해 나주군과 병합되기 전까지 엄연한 하나의 군(郡)이었다. 그만큼 지역의 세(勢)가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세력을 유지하게 한 것은 어쩌면 지석강이었을 것이다. 강 양편에 남평평야가 이곳을 풍성하게 해줬을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사실 지석강의 발원지는 화순군 이양면 예치와 청풍면 화학산이며, 능주면을 지나 남평을 거쳐 영산강으로 흘러든다. 53.5km의 이 강은 남평읍에서 화순군 능주면 사이의 4km 부분을 드들강이라고 부른다. 드들강이 더 정겹게 들리고, 더 자주 쓰인다. 그러나 명칭이 생겨난 이유를 들어보면 오싹해진다. 그 옛날 제방을 쌓는데, 계속 무너져내려 디딜이라는 숫처녀를 제물로 바친 뒤에야 무사히 공사를 끝냈으며, 디딜이라는 숫처녀의 이름이 한참이 지나 드들로 음이 바뀌었다는 전설이 있다.

꼭 그래서인지는 아니겠지만, 3년 전부터 남평읍새마을부녀회는 마치 숫처녀 디딜을 기리듯 읍사무소 인근 강변에 아름다운 철쭉을 심고 있다. 김순례(여·57)씨가 지난 2014년 부녀회장에 취임한 후 전남도와 나주시의 공모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쓰레기와 잡초로 방치되다시피했던 강변의 생태와 경관을 바꿔내고 있는 것이다.

올해 ‘숲 속의 전남’ 만들기 사업 ‘주민참여 숲’ 공모에 참여해 강변 400m 구간(면적 4,000㎡)에 철쭉 2만2,000그루 등을 심었다. 150명의 회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나서 쓰레기를 치우고, 노면을 정리한 뒤 황토를 깔아 철쭉 꽃밭을 만들었다. 회원들은 앞으로 5년간 꽃밭을 ‘예쁘게’ 관리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윤현석기자 chadol@kwangju.co.kr

/사진=김진수기자 jeans@



■지석강변 둘레길은

-주소 : 나주시 남평읍 납평리209-3 외 8

-면적 : 4000㎡

-내역 : 철쭉 2만2000그루, 치자나무 700

그루, 조팝나무 2000그루

-장소 : 지석강변

-목적 : 경관 조성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