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섭 광주시 광산구 정책지원관]개통 1년 호남고속철, 역발상이 필요하다
2016년 04월 12일(화) 00:00 가가
호남고속철 개통 1주년. ‘혼잡’, ‘부족’과 같은 아우성이 도처에서 나온다. 이미 예견한 문제지만, 속 시원한 대책은 지지부진이다. 그래서 선제적 대처가 무척 아쉽다.
광주시 광산구는 지난해 호남고속철 개통을 전후 해 3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광주송정역∼서울용산역을 오가는 열차에 조사원이 동승해 가는 편 승객 500명, 오는 편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승객 변동 추이와 개통 효과 등을 분석해 지역 발전 동력으로 삼아 보고픈 광산구의 절박함을 반영한 조사였다. 이동시간을 최대 1시간 단축한 호남고속철은 분명 대단하다. 하지만 호남고속철이 시속 300km 효과를 온전히 주고 있을까?
용산행 호남고속철 탑승객에게 광주송정역 접근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41%가 연계 교통수단이 부족해 역으로 가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고 답했다. 주변 교통 혼잡(10.5%)과 주차공간 부족(18.6%)을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이동 수단은 승용차(41.6%)와 택시(26.4%)가 주를 이룬다. 열악한 대중교통망이 교통 혼잡과 주차난을 부르는 악순환을 낳고 있는 것이다.
택시를 이용할 경우 40분에서 최대 1시간가량 허비하고 요금도 만만찮아서 시민들이 지불하고 치르는 비용과 불편이 크다. 시속 300km로 단축한 시간이 무색하다.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시급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개통 1년, 광주송정역을 이용한 승객은 470만 명을 넘어섰다. 연인원 282%가 증가한 것으로 폭발적 성장세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런데 탑승객의 급상승 추세를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을까? ‘지금과 같은 조건이라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현재 탑승객들은 기존에 이용하던 교통수단에서 호남고속철로 갈아탄 것이기 때문이다. 구는 탑승객이 ‘호남고속철 개통 이전에는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했는가’를 살펴봤다. 그 결과 약 45%는 이전부터 부분 개통한 호남고속철을 이용한 승객이었고, 55%가 고속버스나 비행기 등에서 옮겨 온 사람들이었다. 마치 한 판의 피자에 고루 흩어진 토핑이 한 쪽으로 쏠린 것과 같은 이치다. 또 다른 피자가 필요한 배고픈 사람에게는 별 소용없는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고객 유입에 나서야 한다. 광명역은 개통 이래 하루 이용 승객이 500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케아’라는 대형 가구점이 들어서자 하루에만 2만 명이 몰려들었다. 흔히 말하는 ‘킬러콘텐츠’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어떤 지역은 ‘빵’ 하나로, 또 어떤 지역은 ‘작은 마을’로 번성한다. 킬러콘텐츠는 사람과 물산을 불러 모으고, 이것은 경제와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거창한 개발 계획도 필요하지만, 사람을 자발적으로 오게 만드는 킬러콘텐츠 발굴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
호남고속철 완전 개통을 앞두고 의료와 쇼핑 분야의 빨대효과에 대한 염려가 많았다. 광주에 거주하는 탑승객을 조사한 결과 쇼핑 경험이 33.3%이고, 의료기관은 28.7%였다. 하지만 애초 걱정한 만큼의 빨대효과는 아니다. 한 세미나에서 전남대병원 의대 교수는 “지난해 외래환자는 전년대비 2.4% 감소했고, 입원환자도 0.4% 감소하는 등 작년 여름 메르스 사태를 고려하면 KTX 개통으로 인한 서울로의 환자유출은 미미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고령화가 될수록 전남지역은 따뜻한 기온과 공기 좋고 좋은 음식이 있어 유리한 환경이고, 국립의료시설이나 고령친화 복합단지 등을 통해 거꾸로 내려오는 환자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진단했다.
“서울 가서 점심 먹고 올까?”라는 농담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속칭 ‘당일치기’에 주목해야 한다.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광주거주 탑승객의 경우에는 개통 전 23.2%이던 당일 여행이 개통 후에는 무려 42.5%로 크게 늘었다. ‘당일치기’라는 말은 생활권과 같은 말로 치환해서 보아야 한다. 서울-광주의 생활권이 하루에서 반나절로 변하고 있다. 광주만 점심 먹으로 갈게 아니고, 그들이 광주로 밥 한 끼 먹으러 오게 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호남고속철 완전 개통 1년. 걱정거리는 애초의 빨대효과에서 이제는 기반 시설과 콘텐츠 부재가 됐다. 예견된 문제여서 뼈아픈 후회로 다가온다. 그래서 앞으로가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광주 공동체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서러운 과거를 뒤로 하고 우리 광주도 빨대 한 번 멋지게 꽂아봐야 하지 않겠는가.
광주시 광산구는 지난해 호남고속철 개통을 전후 해 3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광주송정역∼서울용산역을 오가는 열차에 조사원이 동승해 가는 편 승객 500명, 오는 편 500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승객 변동 추이와 개통 효과 등을 분석해 지역 발전 동력으로 삼아 보고픈 광산구의 절박함을 반영한 조사였다. 이동시간을 최대 1시간 단축한 호남고속철은 분명 대단하다. 하지만 호남고속철이 시속 300km 효과를 온전히 주고 있을까?
택시를 이용할 경우 40분에서 최대 1시간가량 허비하고 요금도 만만찮아서 시민들이 지불하고 치르는 비용과 불편이 크다. 시속 300km로 단축한 시간이 무색하다. 복합환승센터 건립이 시급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개통 1년, 광주송정역을 이용한 승객은 470만 명을 넘어섰다. 연인원 282%가 증가한 것으로 폭발적 성장세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호남고속철 완전 개통을 앞두고 의료와 쇼핑 분야의 빨대효과에 대한 염려가 많았다. 광주에 거주하는 탑승객을 조사한 결과 쇼핑 경험이 33.3%이고, 의료기관은 28.7%였다. 하지만 애초 걱정한 만큼의 빨대효과는 아니다. 한 세미나에서 전남대병원 의대 교수는 “지난해 외래환자는 전년대비 2.4% 감소했고, 입원환자도 0.4% 감소하는 등 작년 여름 메르스 사태를 고려하면 KTX 개통으로 인한 서울로의 환자유출은 미미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고령화가 될수록 전남지역은 따뜻한 기온과 공기 좋고 좋은 음식이 있어 유리한 환경이고, 국립의료시설이나 고령친화 복합단지 등을 통해 거꾸로 내려오는 환자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진단했다.
“서울 가서 점심 먹고 올까?”라는 농담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속칭 ‘당일치기’에 주목해야 한다.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광주거주 탑승객의 경우에는 개통 전 23.2%이던 당일 여행이 개통 후에는 무려 42.5%로 크게 늘었다. ‘당일치기’라는 말은 생활권과 같은 말로 치환해서 보아야 한다. 서울-광주의 생활권이 하루에서 반나절로 변하고 있다. 광주만 점심 먹으로 갈게 아니고, 그들이 광주로 밥 한 끼 먹으러 오게 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호남고속철 완전 개통 1년. 걱정거리는 애초의 빨대효과에서 이제는 기반 시설과 콘텐츠 부재가 됐다. 예견된 문제여서 뼈아픈 후회로 다가온다. 그래서 앞으로가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광주 공동체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서러운 과거를 뒤로 하고 우리 광주도 빨대 한 번 멋지게 꽂아봐야 하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