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의 활로 자동차 산업에서 찾다=이런 기타큐슈가 극적으로 부활할 수 있었던 것은 상위 지자체인 후쿠오카현을 중심으로한 미래전략산업 개발과 성공이 바탕이 됐다. 현청이 사양화하는 석탄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사업으로 자동차를 택한 것은 고용창출효과가 크다는 점 때문이었다. 석탄·철강산업의 쇠토로 많은 지역민들은 일자리를 잃게되었는데 이를 해결할 대안을 자동차 산업에서 찾은 것이다.

현청은 사활을 걸고 완성차 기업 유치에 나섰다. 특별법 제정 등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업은 현은 지자체 자체 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방경제 활성화를 촉진하고자 올인한다.

그 첫걸음은 1973년 닛산자동차가 간다 지역에 자동차 공장을 세우기로 하고 1976년 닷트선 트럭을 생산하면서부터다. 시작은 했지만 본격적인 자동차 생산도시로서의 면모는 갖추지 못했는데 1992년 토요타가 새롭게 진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토요타가 미야와카에서 자동차를 생산하자 닛산도 제2차량 공장을 세웠으며 토요타의 소형 경자동차 자회사인 다이하츠도 이 곳에 최대규모 공장을 건립했다.

이후에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생산능력을 증설하며 신차종을 이곳에 투입했다. 2000년 닛산은 공장 내에 전용부두까지 갖췄고, 토요타는 2005년 엔진공장과 2008년 하이브리드 부품공장을 세웠으며, 다이하츠도 엔진과 고기능 부품제조를 시작했다.

현재 기타큐슈의 자동차 생산은 닛산 53만대, 닛산차체 12만대, 토요타 43만대, 다이하츠 46만대로 일본 내 자동차 생산량(1000만대)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연간 150만여대로 광주 지역의 배가 훌쩍 넘는 수치다.

◇완성차 기업 유치하니 부품업체 진출 ‘러시’=완성차의 진출과 생산설비 증강으로 기타큐슈 바깥에 있던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인근 지역으로 밀려 들어왔다. 2013년 기준으로 기타큐슈 내 부품회사 수는 1차·2차·3차 부품회사를 모두 합쳐 989개사에 달한다. 본고장 기업과 역내 진출 기업이 각각 절반씩이다.

닛산이 처음으로 들어왔던 1970년대 중반에 125개 기업이 들어왔으며 토요타 자동차가 들어선 1990년대 초반에는 148개 자동차 부품업체가 규슈로 진출했다. 다이하츠가 생산을 시작한 이후에는 62개 기업이 새롭게 들어왔다.

후쿠오카 지역에 자동차 산업이 집적화한 요인 중 하나는 완성차 기업의 진출과 더불어 이처럼 부품업체의 동반진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완성차 기업의 계열사도 부품업체의 집적에 큰 영향을 끼쳤다. 닛산이 기타큐슈에 진출할 때 닛산의 직계기업으로 구성된 협력사 조직체인 타카라카이의 회원 13개사 함께 왔으며 이후 21개사가 추가로 진출했다. 토요타와 다이하츠도 협력사의 조칙제의 회원사를 동반진출시켰다.

완성차 기업은 기본적으로 운송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협력사들에게 공장 인근 지역에 협력사 공장을 건설하도록 요청했다.더욱이 완성차 기업의 생산라인이 증설되면서 1차 부품회사의 생산량이 증가하자 부품업체의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기타큐슈 진출이 매력적인 요소 부각됐으며 1차 부품회사의 진출은 2차 3차 부품회사의 진출을 촉진시켰다.

자동차 회사의 생산설비 증강은 지역 내 중소기업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지역에 아직 진출하지 못한 외부 부품업체들로부터 외주가 쇄도했다. 또 먼저 진출해 있던 기업이 2차 3차 부품회사에 설비를 제공해 외주를 주는 경우도 많아졌다. 다른 분야에 종사하던 업체들도 자동차 부품산업에 점차 관심을 돌리고 업종 전환을 시도했다.

후쿠오카 현청 관계자는 “파나소닉의 전자제품 공장이 철수하면서 관련 업체가 자동차 부품회사로 업종을 바꾸기도 했다”며 “자동차 산업의 성장에 자극받은 지역 기업들이 대거 자동차 부품회사로 업종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 처럼 타 지역 기업의 기타큐슈 지역으로의 진입과 지역 기업들의 업종전환 등에 힘입어 지역 내 자동차 부품 조달률이 70%에 달한다는 기록을 만들어냈고 이는 고스란히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졌다.

/기타큐슈=김대성기자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