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월1일, ‘May Festival’이 시작되는 날이다. 5월 31일까지 한 달 동안 계속될 축제의 첫날이다. 다행히 아침부터 날씨가 괜찮다. 일기예보는 오늘 봄비가 올 거라 했지만 구름만 조금 끼어있는 전형적인 광주의 봄날이다.

지난 1년 동안 밤낮없이 준비해 온 우리 계획들이 실행되는 날이다. 어젯밤 마지막 점검회의 때 시장님이 하신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서 맴돈다. “이제 광주는 축제를 통해서도 전 세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합니다. 그동안 우리가 가진 것이 훌륭함에도 내외의 여러 이유로 소통에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MayFestival’ 을 통해 체계적으로 세계와 소통을 시작합니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문화가 밥이 되는 그런 광주를 만듭시다. 광주시민과 전 세계가 함께하는 축제의 장을 펼쳐봅시다.”

오늘부터 5월16일까지 금남로와 충장로 그리고 민주광장과 아시아문화전당 일원에서 광주가 가꾸어온 문화 예술의 진수들이 펼쳐질 것이다. 오전 10시부터 농악대를 앞세운 퍼레이드가 화려한 막을 열기 시작한다. 이미 금남로 충장로 길거리에는 시민들이 북적거리고 아시아 및 세계에서 관광온 외국인들도 눈에 띈다. 그들은 남녀노소, 내외국인 상관없이 얼굴에 미소를 가득 띄우며 악수를 하고 즐거워한다.

곧이어 금남로 길거리에는 의재 허백련선생님을 기리는 대규모 수묵전시회가 열리고 도로 곳곳에서 엄마 아빠와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체험놀이들이 시행되고 있다. 점심 무렵에는 주변 음식점과 주변 간이 포장마차에서 준비한 광주 음식냄새로 식욕을 자극한다. 다음주는 오지호선생님을 기념하는 서양화전시와 남도의 창이 시내에 울려퍼질 것이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국내외 유수의 기업과 함께하는 세일 행사가 있어 쇼핑에 관심이 많은 주부들은 아침부터 긴 줄을 만들고 있다.

5월17일부터 27일까지는 5·18을 기념하는 행사가 17일 전야제를 필두로 10일간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제 5·18 전야제와 기념행사는 1회성의 이벤트를 지양하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시민들의 축제로 펼쳐진다. 이 행사는 금남로와 민주광장을 중심에 두고 4∼5곳의 주요 거점들을 흰옷 검은옷 입은 시민들이 큰 원을 그리며 횃불과 촛불을 들고 행진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다음 날 아침까지 계속된다. 또한 광주정신을 전 세계에 알리는 락(Rock)음악 중심의 월드뮤직페스티벌이 금남로를 진동하여 1980년의 함성소리를 음악소리로 재현할 것이며 민중미술 전시회도 계획되어 있다.

5월28일부터 31일까지 4일 동안 광주 시민의 날로 명명하여 ‘MayFestival’에 참여한 모든 외국관광객을 위한 특별한 감사의 행사가 펼쳐질 것이다. 마지막 31일 밤에는 ‘MayFestival’의 대미를 장식하는 대규모 뮤지컬이 민주광장 분수대 위의 특설 무대에서 펼쳐진다. 5만 명에 이르는 관람객들의 심장소리가 특설무대를 가득 채울 것이다.

시장님의 마지막 인사말이 다시 귓가에 맴돈다.

“시민여러분, 우리는 해냈습니다! 지난 6개월동안 광주시 50만 가구들에게 5월 한 달 동안 단 하루만이라도 가족과 함께 민주광장에 나오셔서 축제도 참여하시고 식사도 하시라는 간곡한 호소를 시민여러분들은 실천해 주셨습니다. 이제 광주는 축제로도 광주정신을 전 세계에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는 MayFestival의 첫 해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앞으로 5년 동안 우리는 MayFestival을 다듬어 갈 것입니다. 우리는 꿈이 있습니다. MayFestival을 통해 전 세계에 광주정신을 알리고 전 세계인들이 찾아오고 싶은 광주를 만듭시다. 위대한 광주시민 만세 만세 마∼안세.”

1년 후를 미리 상상해 본 2017년 5월 ‘MayFestival’의 이야기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뛰고 벅차오른다. 하지만 상상으로 그치면 안될 일이다. 광주의 꿈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오늘부터 열심히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