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어느새 입춘(2월4일)이 지났다.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3월5일), 그리고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춘분(3월20일)까지 ‘봄 전령사 2종 세트’가 자리하고 있는 3월이다.

최근에는 한낮 최고기온이 영상 10도를 웃돌면서 여기저기서 얼음이 녹고 봄꽃들도 속속 피어나 그야말로 봄이 성큼 다가왔음이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동안에 움츠러들어 있던 우리의 몸과 마음도 서서히 기지개를 펴는 듯하다.

가족, 친구와 봄 나들이를 떠날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기만 하다. 그런데 우리가 봄맞이를 하기 전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으니 바로 ‘해빙기 안전점검’이다. 해빙기는 2∼4월 얼음이 녹아 풀리는 때로, 영상 영하의 큰 일교차 때문에 땅속에 스며든 물이 녹았다 얼기를 반복하면서 지반이 약해지게 된다. 이로 인해 절토면 붕괴와 같은 안전사고 발생의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대비 좁은 국토면적과 많은 산악지형 탓에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집을 짓거나 도로를 만들기 위한 절개지가 불가피하고 부수적으로 축대와 옹벽도 흔하다. 그래서 절개지 낙석이나 옹벽 붕괴 등의 사고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국민안전처 통계연보의 자료를 살펴보면 최근 8년(2007∼2014년)간 해빙기 안전사고는 절개지(54%), 축대·옹벽(21%), 건설공사장(19%) 순으로 발생했으며 사상자는 건설공사장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다행히 해빙기 안전사고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긴 하나 한 번 사고가 발생하면 건물 붕괴, 인명 피해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사전 안전 점검과 위험요소 제거가 필수적이다.

북구는 올해 해빙기 기온이 지난해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기상예보에 따라 지난 1월 중순부터 한 달간을 해빙기 사전대비 기간으로 삼아 3개 부서 11명으로 전담 관리팀을 편성, 대형공사장과 급경사지, 노후주택 등을 대상으로 ▲공사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수립 여부 ▲시설물의 구조 안전성 및 유지관리 상태 ▲급경사지 토사유출 및 붕괴 발생 여부 ▲옹벽 변형 및 배부름 발생 여부 등을 일제 조사했다.

또 지난 2월15일부터 오는 3월 31일까지를 해빙기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급경사지 33곳과 미사용승인 건축물 74곳, 노후주택 6곳 등 모두 113곳을 대상으로 경미한 사항은 현장에서 즉시 시정 조치토록 하고 재난 발생이 우려되는 시설물은 응급조치 후 보수·보강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고는 늘 그렇듯 ‘아차’ 하는 그 순간에 일어난다. 해빙기 안전사고도 다름 아니다. 때문에 북구와 같이 자치단체의 선제적 예방활동은 물론 각 가정에서도 해빙기기간 동안 주변의 축대나 옹벽의 배부름 현상과 균열은 없는지, 담이 기울어져 있지는 않은지 살피는 등 해빙기 안전에 각별히 동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 위험요인을 발견했을 경우 가까운 소방서나 시·군·구 재난관리부서 등 행정기관에 반드시 신고하는 실천 또한 절실하다.

이 봄, 내 가족과 이웃을 지키는 길이 결코 멀리 있지 않음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해빙기에 두드려야 할 것은 돌다리뿐만이 아님’도 기억하자. 겨울과 봄 사이 또는 봄이 오는 길목에서 우리의 작은 관심과 세심한 주의가 그 어느 때보다 안전하고 따뜻한 봄맞이를 담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