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토교통부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 대수가 2100만 대에 육박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를 인구수로 환산하면 1대당 2.64명이다. 대낮에도 교통정체를 체감해야 하는 입장에서 ‘자동차가 왜 이렇게 많은가’ 하는 의구심 아닌 의심이 들 정도이다.

그러나 새삼스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자동차는 어느새 선택이 아닌 필수 재화가 됐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며, 자동차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광주와 자동차산업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조성사업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11월말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점검회의에서 올 2월까지 국가 노동정책과 관련한 광주형 일자리 모델 반영과 지역산업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사업 재구성을 요청받아 수정계획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광주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 사업은 완성차 100만대 생산이라는 수치보다는 100만대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기반 조성이라는 점에 방점이 찍혀있다. 단순히 자동차 몇 십만 대를 늘리는 사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노동개혁과 청년 일자리 창출이 박근혜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매우 중요한 의제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광주에 ‘기회’를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자동차산업밸리 조성 사업’은 적게는 4000억원에서 많게는 6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되는 프로젝트다. 이 사업의 성공은 정부의 국비 지원없이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따라서 정부가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친환경 미래형자동차 기술 및 생산 허브 구축을 위해 광주 자동차산업밸리 조성사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공감한다.

이른바 ‘자동차도시’로 일컬어지는 디트로이트시와 도요타시는 자동차산업의 흥망성쇠에 따라 운명을 달리하고 있으며, 중국이 새로운 자동차산업의 강자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다크호스로 상하이시가 급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울산이 세계 최고의 자동차생산 도시로 중국 의무교육 교과서 7학년(중학교 1학년) 상권 ‘역사와 사회’에 실렸다고도 한다.

아직 타당성 평가단계인 현시점에서 어쩌면 섣부른 생각일 수 있겠지만 광주가 진정한 자동차메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들 자동차도시의 사례를 우선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광주의 산업 생태계 지도를 바꿀 ‘광주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 사업은 최대 현안인 청년 실업을 해소할 수 있는 청년 일자리 창출과 국내 제조업 근간을 바꿀 수 있는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다.

아울러 광주가 미래형 전기차·수소차를 비롯한 친환경 자동차 생산 및 자동차 부품 생산 등 명실상부한 자동차 산업 도시로 거듭난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광주의 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혁명인 셈이다.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는 기아차와 자동차부품업체들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곳이며 광주의 미래 역시 자동차에 있다고 보고 이 분야에 모든 지역 역량과 관심을 쏟는다면 꿈은 현실이 될 것이다. 더불어 문화와 산업이 융성하고 풍요로운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젖과 꿀이 흐르는 광주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