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파괴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친환경’이란 용어는 사회 전반을 주도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부각되는 개념이 바로 친환경디자인이다. 디자인이란 과거에는 일반적으로 뭔가를 아름답게 만들고 편리하게 활용하는 장식적, 기능적 의미가 컸다. 그러나 이제 ‘디자인’이란 단어 뜻 그대로 ‘기획하고 설계하고 만들어 내는 것’으로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산업의 모든 분야가 디자인을 주목하고 있다.

이제 디자인은 심미적 기능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게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디자인의 주요 역할들 외에도 ‘환경’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대두되면서 친환경디자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최근, 친환경디자인은 단지 제품생산 뿐만 아니라 도시경관이나 관광, 농수산업, IT,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 상당히 광범위하게 적용되며, 이미 산업현장과 생활 속까지 폭넓게 이해가 되고 있다.

넓은 의미에서의 친환경디자인은 용어 그대로 환경 친화적이면서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의미한다. 현재 ‘생태디자인’ ‘그린디자인’ ‘에코디자인’ 등으로 불리어지고 있으며, 제품개발과 생산 전 과정에서 사람과 환경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인간중심의 환경친화 디자인을 말한다. 환경에 피해를 줄이면서 제품기능과 품질에 경쟁력을 높이도록 하는 디자인으로서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생태계에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폐기처리가 가능해야 하며 에너지 소비가 적도록 설계하고 생산하는 것을 뜻한다. 한마디로 지구를 살리는 디자인이다.

예를 들어 버려진 것들을 재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리사이클링’과 재활용 자원에 디자인이라는 기술적 동기를 부여해 부가가치 높은 상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제품을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새로운 패션 트렌드로 자리잡고 업사이클링 상품들을 명품브랜드화 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프랑스의 경우 도시 공공디자인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도시의 거리가구를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도시경관을 디자인 하고 있으며, 스위스의 한 브랜드는 낡은 트럭용 방수포를 이용해 기능성과 심미성 높은 핸드백을 제작하여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어 매년 500억원 가량의 매출성과를 보이고 있다.

필자는 이처럼 지구를 살리는 친환경디자인이 세계적으로 대두되는 상황 속에서 전라남도와 협력하여 우리나라에선 처음으로 ‘한국 친환경 디자인협의회’를 지난 2월 16일 출범시켰다. 협의회에는 디자인, 농업, 관광, 경관, IT,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협의회의 최우선 과제는 올 5월 나주에서 개최되는 ‘2016 세계 친환경 디자인 박람회’가 성공적으로 개최 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계기로 전라남도가 갖고 있는 친환경 DNA의 디자인 가능성과 산업화 가능성을 발굴하여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고자 한다.

우리지역 전남은 친환경 정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전남은 나주 천연염색, 강진 청자 등 산업화가 가능한 친환경향토자원, 그리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어 이러한 요소들이 디자인과 조화롭게 결합되면 산업화에 대한 성장 잠재력은 대단히 크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이러한 요소들을 결합할 수 있는 인프라 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친환경디자인 산업화의 첫 시작을 알리는 2016 세계친환경디자인박람회가 성공적인 결실을 맺어 전남 대표 전략산업이 친환경디자인과 융합되고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여건 조성에 크게 기여하길 기대해 본다.

오는 5월 나주시 소재 농업기술원과 빛가람 혁신도시에서 2016 세계 친환경 디자인박람회가 세계 최초로 열린다. 온 국민이 그 곳에서 친환경디자인을 통한 ‘세상을 바꿀 새로운 삶을 모색’해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디자인과 지역의 전략산업이 만나는 친환경 디자인이야 말로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것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