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와 날로 심화되어가는 환경 파괴 현상은 인류의 삶에 심각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한정된 농경지와 토양 오염은 신토불이 건강 먹거리 생산을 어렵게 하고 있다. 그런데도 버려지는 음식물은 넘쳐나고, 이는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대책은 없는 걸까.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버려지고 있는 음식물은 하루 평균 1만1397t이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연간 115조원에 달한다.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만으로도 연간 20여조 원의 국가예산이 사용되고 있다.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 막대한 예산 소모에도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은 큰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아침마다 수거해가는 음식물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관계당국에 물었다. 관계자의 답변은 “폐기물 처리장으로 보내는데, 자세한 것은 잘 모르겠다”며 친절하게도 처리장과 연결해 줬다.

폐기물 처리장의 답변은 “수거해간 음식물쓰레기로 사료와 퇴비를 만들고 있다”였다. 음식물쓰레기 1t을 처리하면 10%인 100㎏정도가 사료·퇴비로 재생산된다. 그 비용이 10만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10만원을 들여 재생산한 것이 100㎏인데, 1㎏당 그 값어치는 100원이라고 한다. 10만원을 써서 고작 1만원의 값어치를 얻었으니 결국은 9만원을 손해 보는 사업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음식물쓰레기의 근본 문제는 재생산의 타산성이 아니라 자원낭비를 줄이고 환경오염을 예방하자는 것이다.

밥상에 차려올린 음식은 본래 맛있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만큼만 차려 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먹을 수 없는 뼈다귀나 생선가시, 바지락 껍데기 등 극히 최소의 찌꺼기 외에는 버릴 수도 없고 버려서도 안 되는 소중한 자원인 것이다.

온난화 등 지구환경 변화로 건강한 먹거리가 심각해지고 있는 이때에 먹고 남은 음식물이 쓰레기로 마구 버려지고 있는 이 현상은 과연 어떤 문화에서 비롯되었을까.

보기 좋고 훌륭한 상차림은 우리 전통한식의 상차림문화다.

그러나 전통한식의 상차림문화는 어떤 사람 혼자만 먹고 그 남은 음식을 몽땅 버리는 것이 아니었다. 임금의 남은 밥상은 상궁 나인들 순으로 내려먹었고, 사대부 댁의 밥상은 집사와 하인들에게로 소중하게 내려먹었으며, 일반 서인가정에서도 아버지는 부엌에서 고생하는 내자와 어린자식들을 위해 먹고 싶어도 조금씩 남기는 것이 우리들의 함께 나누어 먹던 아름다운 전통문화였다. 먹기 싫어 남겨 버리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나누어 먹던 이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어찌하여 오늘날에 이르러서 이처럼 몰지각 상태로 오도되었을까?

근대 사조에 뒤져버린 우리 민족은 일본식민지 압박에서 벗어나기 무섭게 6·25 동족상잔의 비극을 치러야 했다. 근래에 이르러서 허리띠를 졸라맨 압축적 경제성장으로 다소나마 생활의 여유를 누리게 됐다. 그 와중에 배고픔의 한과 졸부들의 무절제가 오늘날 음식물쓰레기 대란이란 퇴행적 문화현상으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한다.

이 같은 질곡의 역사를 청산하고 올곧고 새로운 문화국민으로서의 위상을 바로잡아가기 위해서라도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제안한다. 음식물을 함부로 버리지 말고 ‘자연사랑 문화운동’을 전개하자.

우선 가정에서 버려지고 있는 음식물쓰레기는 차치하더라도 단체 급식소인 학교급식, 대형병원급식, 중소대형 기업체의 집단급식소에서 버려지는 대량의 음식물쓰레기만이라도 줄여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 방안으로 중소대형 급식소의 식단을 개선하도록 유도하고,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강구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