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길현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우리가 꿈꾸는 문화도시
2016년 02월 12일(금) 00:00 가가
국가시책에 의해 광주가 아시아문화도시로 지정된 이유 중 가장 중요한 근거는 광주가 예향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예향이 문화도시로 연결되기 위한 구체적 방법론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논의가 아직은 활발하지 못한 듯하다.
광주가 아시아문화도시로 아시아인에게 또 우리 스스로에게 “아! 광주는 진짜 아시아문화도시야”라는 말을 들을 정도가 되려면 문화부에서 내려주는 예산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만으로 될까? 국제적인 미술행사인 광주비엔날레가 있기 때문에 아시아문화도시가 될 수 있을까? 물론 전시 공연 등 여러 가지 예술을 위한 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은 예술사업이지 더 큰 범위인 문화사업이라고 할 수는 없다. 만약 그것만 가지고 광주가 아시아문화도시라고 할 수 있다면 서울이나 부산 같은 도시는 아시아문화도시가 아니라 세계문화도시가 되고도 남을 것이다.
우리가 꿈꾸는 문화도시는 어떤 것일까? 전통과 현대의 문화가 어우러져 어디서든 그것을 느낄 수 있는 도시. 주택, 교통, 환경 등의 분야에서 시민들이 행복할 수 있는 도시. 타인을 배려하고 더불어 살고자 하는 사회적 약속이 묵시적으로 지켜지는 도시. 시민들이 그러한 도시환경을 통해 문화적 삶을 누릴 수 있고, 관광객들조차 이 도시에서 살고 싶다고 느끼게 만들 수 있는 그런 도시가 아닐까?
아프지만, 광주의 민낯을 살펴보면 문화도시라고 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길거리에 나가면 당장 눈에 띠는 것이 다른 도시보다 유독 불법주차와 불법현수막이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버스전용차로나 대로변에도 버젓이 불법주차가 성행하는 것이 현실이다. 단언컨대, 도로를 막고 있는 불법주차가 많은 도시는 절대로 문화도시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도시계획이나 도시디자인 자체에 주차장 확보라는 문제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며, 시민들도 어쩔 수 없이 아무데나 주차할 수밖에 없고, 그것이 어느 틈에 시민들의 질서의식조차 둔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한 도시를 문화도시라고 할 수는 없다.
창조도시로 유명한 일본 요코하마에 가 본 한국인들이라면 누구나 요코하마 시내에 불법주차가 없고, 불법현수막이 없다는 사실에 크게 놀란다. 관광지에 불법노점상은 더더욱 없다. 요코하마는 일본 2위의 인구수를 자랑하는 대도시인데도 그렇다. 창의도시 세미나를 위해 광주시립미술관에 온 요코하마 시청의 담당 과장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요코하마엔 왜 불법주차, 불법현수막, 불법노점상이 없지요?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요코하마도 30여 년 전에 불법주차가 많았지만, 강력한 불법주차 단속, 소형 유료주차장 설치, 민폐를 싫어하는 사회적 특성 덕분에 불법주차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참고로 일본은 자전거 유료주차장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자전거 불법주차 단속까지 한다.) 불법현수막과 불법노점상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요코하마의 경우 일본의 수도 도쿄의 위성도시에 불과했었지만, 도시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나서 닛산, 후지 등 대기업들이 요코하마로 본사를 옮겼다고 한다. 회사가 있고나서 도시가 매력을 가진 게 아니라, 도시의 매력을 만들자 회사들이 이주해왔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광주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광주시청은 2015년 11월30일 요코하마시청에서 평생을 도시디자인 사업에 매진하여, 요코하마를 세계적인 창의도시, 관광도시로 만들어낸 쿠니요시 니오유키씨를 도시디자인 자문관으로 위촉하여, 광주가 지속가능하고 창의적인 사람들이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사업에 자문을 받는다고 한다. 이것은 광주가 도시를 디자인하고, 멋진 도시로 가꿔나가겠다는 긴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일 것이다.
광주가 진정한 문화도시가 되기 위한 제일 관건은 ‘광주가 가지고 있는 특색있는 문화의 힘’이라고 본다. 그것을 광주의 자생력이라 불러도 되고 광주의 문화력이라고 불러도 될 것이다. 그 자생력은 어느 한 분야, 어느 한 부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광주사회 전체가 어우러져 돌아가는 가운데 생겨나는 것일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도시를 아름답게 디자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민간부문의 문화의식 성장도 더불어 중요하다. 일평생을 요코하마의 도시디자인 사업에 매진해서 그것을 성공시킨 쿠니요시씨는 광주에 ‘도전정신’과 ‘시민과 함께’라는 점을 강조했다. 도전정신이 없고, 시민과 함께하지 않는 문화도시사업은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때 그 힘을 발휘한다. 우리 스스로 문화적 도시를 만드는 것, 우리 자식들에게 자랑스러운 문화와 살기 좋고 멋진 도시를 남겨주는 것. 상상만 해도 행복하지 않은가?
광주가 아시아문화도시로 아시아인에게 또 우리 스스로에게 “아! 광주는 진짜 아시아문화도시야”라는 말을 들을 정도가 되려면 문화부에서 내려주는 예산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만으로 될까? 국제적인 미술행사인 광주비엔날레가 있기 때문에 아시아문화도시가 될 수 있을까? 물론 전시 공연 등 여러 가지 예술을 위한 사업이 시행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은 예술사업이지 더 큰 범위인 문화사업이라고 할 수는 없다. 만약 그것만 가지고 광주가 아시아문화도시라고 할 수 있다면 서울이나 부산 같은 도시는 아시아문화도시가 아니라 세계문화도시가 되고도 남을 것이다.
요코하마의 경우 일본의 수도 도쿄의 위성도시에 불과했었지만, 도시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나서 닛산, 후지 등 대기업들이 요코하마로 본사를 옮겼다고 한다. 회사가 있고나서 도시가 매력을 가진 게 아니라, 도시의 매력을 만들자 회사들이 이주해왔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광주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다행히도 광주시청은 2015년 11월30일 요코하마시청에서 평생을 도시디자인 사업에 매진하여, 요코하마를 세계적인 창의도시, 관광도시로 만들어낸 쿠니요시 니오유키씨를 도시디자인 자문관으로 위촉하여, 광주가 지속가능하고 창의적인 사람들이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사업에 자문을 받는다고 한다. 이것은 광주가 도시를 디자인하고, 멋진 도시로 가꿔나가겠다는 긴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일 것이다.
광주가 진정한 문화도시가 되기 위한 제일 관건은 ‘광주가 가지고 있는 특색있는 문화의 힘’이라고 본다. 그것을 광주의 자생력이라 불러도 되고 광주의 문화력이라고 불러도 될 것이다. 그 자생력은 어느 한 분야, 어느 한 부분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광주사회 전체가 어우러져 돌아가는 가운데 생겨나는 것일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도시를 아름답게 디자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민간부문의 문화의식 성장도 더불어 중요하다. 일평생을 요코하마의 도시디자인 사업에 매진해서 그것을 성공시킨 쿠니요시씨는 광주에 ‘도전정신’과 ‘시민과 함께’라는 점을 강조했다. 도전정신이 없고, 시민과 함께하지 않는 문화도시사업은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때 그 힘을 발휘한다. 우리 스스로 문화적 도시를 만드는 것, 우리 자식들에게 자랑스러운 문화와 살기 좋고 멋진 도시를 남겨주는 것. 상상만 해도 행복하지 않은가?
